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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한 불안' 사로잡힌 시장, 도이치뱅크는 다르다
노우진 기자
2023.03.27 09:00:21
이유없이 흔들린 도이치뱅크…월가 "시장, 비이성적으로 움직이고 있어"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7일 09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도이치뱅크 주가가 급락하면서 한때 은행 위기에 대한 공포가 되살아났지만, 크레디트스위스(CS)와는 다르다는 판단이 확산하면서 미국 증권시장이 상승 마감했습니다. 주요 지수들은 작은 상승 폭이지만 일제히 오르는 모습을 보였고요. 그러나 미국과 유럽에서 연쇄적으로 은행이 무너지는 것을 경험한 시장은 여전히 불안해하는 모습입니다.


도이치뱅크 소식부터 볼게요. 우선 도이치뱅크 주가는 24일(현지시간) 독일 증권거래소에서 8.53% 급락했습니다.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는 3.11% 하락했고요. 배경에는 부도 가능성을 뜻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급등이 있습니다.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전날 2.03%포인트 수준이었던 도이치뱅크의 CDS 프리미엄은 이날 한때 2.2%포인트를 넘어섰습니다. 이틀 전인 수요일에는 1.34%포인트 수준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급등한 셈인데요. CNBC는 "도이치뱅크의 CDS 프리미엄이 갑자기 확 튈 만한 사건은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즉 이유도 없이 갑작스레 움직인 셈이죠.


일각에서는 이번 일을 CS 여진으로 해석했습니다. 특히 CS 사태로 인해 이 은행의 우발전환사채(코코본드/기타 Tier1(AT1))가 휴지조각이 되는 사건이 일어나며 유럽 채권시장은 큰 영향을 받았어요. UBS의 CS 인수 과정에서 CS 주주들은 일정 부분이나마 돈을 건질 수 있었지만, 160억 스위스프랑 규모에 달하던 AT1 채권은 전체 상각됐거든요. 이에 투자자들은 다른 유럽은행 AT1 채권은 안전한지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됐고요. 실제 도이치뱅크의 AT1 채권 가격도 이달 초 대비 무려 30% 가까이 빠졌습니다.


이후 유럽 당국들은 AT1이 일반 채권자보다는 뒤지지만, 주식보다는 변제 순위가 앞선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그러나 이미 은행 위기에 대한 공포는 커질 대로 커졌고, 쉽게 진화가 되지 않는 상황이에요. 뮤지니치의 타티아나 그레일 카스트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이 벼랑 끝에 몰렸다"며 "그저 다음 타깃을 찾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갑작스레 CS가 무너지는 것을 목도한 투자자들이 불안에 휩싸여 괜히 멀쩡한 은행들에도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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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예 근거가 없는 건 아닙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도이치뱅크가 미국 상업용 부동산 관련 여신이 많고, 이에 따라 미국 경제가 위기에 빠지면 함께 흔들릴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와요. 펄 그레이 에쿼티 앤 리서치는 "도이치뱅크의 CDS 급등은 특이한 일이지만, 따지고 보면 유럽 은행들의 CDS는 대부분 오름세이긴 하다"며 "유럽에서 신용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도이치뱅크는 대손충당금을 전년 대비 2.18배 늘렸는데, 이는 신용위험 가능성 때문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어요.


그러나 도이치뱅크는 CS와 사정이 다릅니다. 탄탄한 펀더멘털을 갖추고 있죠. 이 은행은 이자수익 비중이 낮아 예대율이 낮습니다. 예대율은 은행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은행 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 잔액 비율을 의미하는데요. 즉 낮을수록 대출금에 비해 더 많은 예금을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라 안정적이라 할 수 있죠. 또한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도 높은 편입니다. LCR은 30일 간 현금유출 규모 대비 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비율을 뜻해요. 이 수치가 높을수록 위기에 대응하기 쉽죠.


즉 도이치뱅크가 CS와 같은 상황에 처할 가능성은 낮다는 의미예요. 실제 도이치뱅크에 대한 불안이 고조되자,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나서 "도이치뱅크는 완전히 탈바꿈했고 사업 모델을 새로 짰다"며 "매우 수익성이 높은 은행"이라고 말했어요. 이어 "걱정할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죠. 월스트리트의 시각도 같은데요. 얼라이언스번스타인 소속 오토노머스 리서치는 "도이치뱅크는 제2의 CS가 아니다"라고 전했습니다. JP모간 체이스의 키안 아부호세인 애널리스트 역시 "도이치뱅크의 현재 펀더멘털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 은행의 자본비율은 강력하다"고 강조했어요.


이처럼 도이치뱅크의 현주소는 CS와 전혀 다름에도 CDS 프리미엄이 한순간 치솟았다는 것은 현재 시장이 얼마나 큰 불안에 사로잡혀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막연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고, 이에 따라 시장도 비이성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의미죠. 문제는 이런 상황이 은행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점이에요. 공포가 퍼질수록 실제 그 은행이 위기에 빠졌는지 아닌지와 무관하게 뱅크런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 번 뱅크런이 일어나면 예금유출 규모는 순식간에 커질 수 있고요. 최악의 경우, 다른 은행으로도 전염될 겁니다. 이런 국면에서는 섣불리 움직이면 큰 피해를 볼 수 있어요. 당분간 은행 이슈를 살펴보면서 상대적으로 흔들림이 적은 곳으로 몸을 피하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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