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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허송세월, 방치된 'KTOP' ETF
범찬희 기자
2023.03.27 08:00:24
③상품 2개 뿐…SOL‧HANARO 보다 일찍 데뷔하고도 순위 밀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4일 16시 4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하나UBS자산운용이 하나자산운용으로 새출발한 후 ETF(상장지수펀드) 비즈니스의 전환점을 맞을지 주목된다. 'KTOP ETF'를 본궤도에 올리는 게 급선무로 여겨지고 있지만 방치되다 시피한 지난 10년의 세월을 극복하기란 녹록지 않아 보인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UBS운용의 ETF 운용자산(AUM)은 1209억원으로, 23개 ETF 운용사 가운데 9위에 랭크돼 있다. 보유 중인 ETF는 2개로 '하나UBS KTOP KOSPI50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과 '하나UBS KTOP K200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를 운용하고 있다.


단순 순위만 놓고 보면 하나UBS운용의 ETF 시장 내 위치는 나쁘지 않다는 평이다. 하나UBS운용 보다 앞서 있는 8개 운용사(삼성‧미래‧KB‧한투‧한화‧키움‧NH‧신한)는 업계에서 대형사로 분류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미들급 하우스에서는 하나UBS운용이 최선두에 서있는 셈이다.


하지만 업력을 고려하면 하나UBS운용 ETF의 현주소는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하나UBS운용의 ETF 브랜드인 'KTOP'는 자그마치 11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지난 2012년 11월에 '하나UBS KTOP KOSPI50 ETF'를 선보였다. 신한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 보다도 일찍 데뷔전을 치른 것이다. 신한운용이 지난 2014년 11월에 SOL ETF(당시 SMART ETF)를 선보였고, NH아문디운용은 2018년 3월에 HANARO ETF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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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의 시간이 무색하리 만치 KTOP ETF의 존재감이 미진한 건 신상품 출시를 게을리했기 때문이다. 하나UBS운용은 '하나UBS KTOP KOSPI50 ETF'를 내놓고 나서 10년 동안 라인업을 보강하지 않았다. 올해 1월 유가증권시장에 데뷔한 '하나UBS KTOP K200'이 두 번째로 내놓은 KTOP ETF다. ETF가 공모펀드의 자리를 꿰차는 동안 KTOP ETF는 방치된 거나 다름없던 셈이다.


하나UBS운용의 ETF 규모가 100억원 언저리를 맴돈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UBS운용의 ETF 운용자산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99억원과 153억원 사이를 오갔다. 같은 기간 국내 ETF 시장이 15조원에서 79조원으로 급성장하는 동안에도 제자리 걸음을 한 것이다. 다만 올해 '하나UBS KTOP K200' 출시 효과에 힘입어 KTOP ETF의 운용자산은 1200억원대로 불어났다. 라인업 보강에 소홀했던 지난 10년의 세월이 아쉽게 다가오는 대목이다.


시장에서는 KOSPI200을 추종하는 ETF가 보편화 돼 있는 만큼 KTOP ETF가 추가 반등을 실현할 여지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UBS KTOP K200'은 KOSPI200 지수를 벤치마크로 삼은 11종의 ETF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삼성(KODEX200), 미래에셋(TIGER200), 한투운용(ACE200) 등 대형사는 물론 우리자산운용(WOORI 200), 대신자산운용(대신343 K200) 보다도 KOSPI200 ETF 출시가 늦었다. 향후 하나증권으로 완전 자회사 편입을 마치는 대로 대대적인 ETF 라인업 보강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하나UBS운용에는 ETF를 담당하는 인력이 투자공학팀에 소속된 2명의 매니저 밖에 없는 걸로 알고 있다"며 "하우스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UBS와 결별을 하는 것이니 만큼 인력 보강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운용역은 말할 것도 없고 ETF 마케터도 구하기가 쉽지 않아 경쟁사 수준에 걸맞는 ETF 조직을 꾸리는 데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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