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지난해 KB저축은행의 연간 순익 규모가 전년 대비 반토막으로 쪼그라들었다. 금리인상에 따른 조달비용의 증가가 실적 급감의 원인으로 꼽힌다. 중장기 경영목표로 '2024년까지 업계 3위 진입'을 내걸었던 KB저축은행은 '2025년 10위 진입'으로 대폭 수정했다.

22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KB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2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226억원) 대비 43% 감소한 규모다.

◆ 작년 순이익 129억원…전년 대비 43% 감소

지난해 KB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목표액에 크게 못 미치는 액수다. 지난해 초 KB저축은행은 연간 순이익 목표로 370억원을 설정한 바 있다. 다만 작년 말 총자산 규모는 3조1052억원을 기록해 3조원이었던 연초 목표를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당시 KB저축은행은 2020년 7월 출범한 자체 디지털 플랫폼인 '키위뱅크(kiwibank)'를 통해 디지털 전환에 성공하며 비약적인 성장기를 맞았다. 2020년 102억원에 그쳤던 당기순이익은 이듬해 226억원으로 122%(124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산 규모는 1조8526억원에서 2조5883억원으로 40%(7307억원)나 늘었다.

KB저축은행 관계자는 "당시만 해도 2금융권에서 100% 비대면 시스템을 갖춘 곳이 없었지만 2020년 키위뱅크 출범시키면서 완전 비대면 시스템을 구축하게 됐다"며 "이를 통해 업계 10위권으로 진입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2021년 5월부터 진행해 온 차세대 시스템 구축 작업이 지난해 완료를 앞두고 있던 터라 '키위뱅크' 고도화 작업을 통한 수익성 강화에 기대감이 컸다. KB저축은행은 작년 10월 오픈한 차세대시스템을 통해 키위뱅크를 비롯한 핵심업무인 계정계부터 비핵심업무인 정보계, 업무지원, 경영관리에 이르기까지 전체 시스템을 KB금융그룹 클라우드 플랫폼인 'KB 원(One)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환했다.

◆ 금리인상 이자비용 급증...중장기 경영목표 하향 조정

KB저축은행은 지난해 '금리인상'이라는 복병을 만났다. KB저축은행은 "금리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 등이 당기순이익 변동의 주요 원인"이라며 급격한 실적 하락 요인으로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를 꼽았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KB저축은행의 누적 이자비용은 435억원으로 전년 동기 264억원 대비 65%(171억원) 증가했다.

작년 실적이 크게 부진하면서 KB저축은행의 올해 순이익 목표액은 170억원으로 지난해 목표치 보다 200억원이나 줄었다. 2024년까지 업계 3위에 진입한다던 당초 계획 역시 '2025년 10위 진입'으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KB저축은행은 올해 시장위험이 확대되고 있는 경영환경을 고려해 위험자산 축소 등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한 내실있는 성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비대면 채널 리테일 중심의 대출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비용 최적화를 통한 손익 관리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기반으로 2024년에는 비대면채널 경쟁력을 확보해 순익 규모를 270억원까지 끌어올리고, 2025년에는 순이익 4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KB저축은행은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로 탑티어 도약기반을 마련하겠다"며 "예대 듀레이션 구조 개선과 수신상품 다양화를 통해 금리상승기 조달원가를 최적화하고 불요불급한 수수료비용과 판관비 역시 감축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