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임승태 KDB생명보험 대표이사 내정자가 숙원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회사 매각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몰린다.

KDB생명은 앞서 5차례나 새 주인 찾기에 나섰지만 마땅한 후보를 찾지 못했다. 차기 대표로 낙점된 임 내정자로서는 매각 과정이 매끄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KDB생명을 재정비할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생명은 30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임 내정자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 관료출신, 금융위‧산은과 긴밀한 소통 기대…성공적 매각 이끌 적임자?

임 내정자는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 등을 거친 정책금융 전문가로 40년 가까이 공직에 몸을 담았다.

KDB생명은 앞서 2021년 임 내정자와 마찬가지로 금융관료 출신인 최철웅 대표를 선임한 바 있다. 연이어 관료출신을 대표이사로 맞이하는 것인데, 성공적 매각을 위해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원활한 소통을 이어갈 수 있는 금융당국 경험을 지닌 인물을 선임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직을 거친 인물을 대표로 선임하며 새 주인 찾기에 공을 들이고 있는 셈이다.

KDB생명이 연이어 매각에 실패한 만큼 차기 대표인 임 내정자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KBD생명을 매력적 매물로 탈바꿈시키는 것은 임 내정자가 취임 이후 마주하게 될 가장 큰 과제로 볼 수 있다. 임 내정자는 공직에 몸담은 경험을 살려 KDB생명 매각 과정에서 대주주인 산업은행, 금융위 등과 긴밀한 소통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DB생명은 금호그룹 계열사였지만 지난 2010년 모그룹 경영 악화로 구조조정을 거치며 산업은행 산하로 편입됐다. 이후 산업은행은 무려 5차례나 KDB생명의 새 주인 찾기를 시도했지만 모두 불발에 그쳤다. 지난해 11월 6번째 매각을 추진하며 올해 상반기 안에 마무리한다는 계획 세우고 있다.

◆ 6번째 매각 성공 조건, 보험영업 정상화 시급

KDB생명은 영업력 저하와 생명보험업계 업황 침체가 매각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특히 KDB생명은 수차례 추진된 매각작업 탓에 영업기반 안정성이 하락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신용평가는 "KDB생명은 대주주 변경 불확실성으로 인해 전속설계사 이탈이 발생하고 초회보험료가 감소하는 등 신규 영업이 위축됐다"며 "영업기반의 안정성이 저하돼 시장지위 역시 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017년 KDB생명의 등록설계사 수는 2491명에 이르렀지만 2021년 912명으로 줄어 1000명 아래로 떨어졌다. 보험영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는 설계조직 규모가 감소하면서 KDB생명의 시장지위 역시 낮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KDB생명의 순이익은 2020년 말 116억원으로 떨어진 뒤 2021년 232억원으로 증가했고 지난해 3분기 1140억원까지 증가했다. 이는 금리 상승에 힘입어 이자율 차익이 증가한 덕분으로, 본업이라고 할 수 있는 보험영업은 오히려 위축된 것으로 분석됐다. 

2017년 KDB생명의 수입보험료는 3조2973억원이었지만 2021년 2조4702억원으로 급감했고 지난해 3분기에는 1조6725억원에 그쳤다. 3%대에 이르렀던 시장점유율 역시 2%정도로 줄었다.

한국신용평가는 "KDB생명은 이차이익 증가 덕분에 순이익은 늘었지만 신규 보험영업 위축으로 보험료 유입이 감소했다"며 "장기적으로 보험영업 정상화, 보험 포트폴리오의 질적 개선을 통한 보험영업 수익성 제고 등이 수익구조 개선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