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롯데하이마트가 9년 만에 최저 배당을 실시한다. 특히 배당액은 직전 해와 비교하면 3분의 1이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주력인 대형가전 판매가 흔들리면서 사상 첫 적자를 낸 영향이 컸다. 이 회사는 주주이익 회복을 위해 내실경영을 통한 수익개선에 전력투구한다는 방침이다.

롯데하이마트는 2022년 결산배당을 주당 300원(보통주)으로 결정했다. 직전 해와 비교하면 불과 1년 만에 70% 줄어든 금액이다. 주당 배당이 축소되면서 총배당 금액도 크게 줄었다. 이 회사의 작년 총배당금은 69억원으로 2021년 결산배당액(231억원) 대비 30% 수준에 그쳤다.

롯데하이마트의 최근 10년간 배당정책을 보면 2014년 소속 자회사였던 하이마트로지택과 하이마트쇼핑몰을 흡수합병한 이후 꾸준히 배당을 늘려왔다. 이에 2013년 250원이었던 주당 배당액은 2017년 1850원까지 훌쩍 뛰었다.

하지만 이후 온라인 중심의 경쟁사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등 대외환경 악화로 사업에 대한 구조적 어려움은 커졌다. 이에 2017년 2075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은 2019년 절반 남짓인 1099억원으로 줄었고 이후 좀처럼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작년에는 2013년 롯데그룹에 인수된 이후 처음으로 520억원의 영업적자까지 내며 배당 확대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배당액을 결정하는 주요지표인 이익잉여금만 봐도 최근 10년 사이 가장 적은 수준이다. 이 회사는 2017년과 2018년만 해도 8000억대의 이익잉여금을 보유했지만 이후 실적이 악화되며 작년 말 1396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불과 4년 만에 84.3%나 보유액이 급감한 셈이다.

롯데하이마트는 올해 내실경영에 집중해 적극적인 주주이익 회복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작년 말 대규모 인력감축에 이어 올해 1월 효율성 중심의 조직개편도 감행했다. 단단히 내실을 다지고 시황이 호전됐을 때 곧바로 치고 나갈 수 있는 최적의 조직을 구축하기 위한 목적이다.

한편 배당을 줄인 만큼 자사주를 활용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앞서 롯데하이마트는 2021년 5월과 6월에 걸쳐 자사주 47만2000주(보통주 기준 2%)를 취득했다. 창사 이래 첫 자사주 매입으로 약 185억원이 투입됐다. 당시 회사 측은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롯데하이마트가 매입한 자사주를 향후 소각하거나 사업 강화를 위한 재원 등으로 쓸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다. 실제 동종업계인 이마트도 2021년 네이버와의 사업제휴 강화를 위해 자사주 82만4176주(1500억원 규모)를 맞교환하는 등 일부를 신사업 재원으로 활용하며 기업가치를 끌어올렸다.

시장 한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 방법은 다양하기 때문에 롯데하이마트가 줄어든 배당을 대신해 자사주를 활용해 주주 불만을 무마시키는 전략을 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관측했다.

이에 대해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은 공시사항으로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적극적인 체질개선 등 다양한 방법으로 주주이익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