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저축은행의 평균 연봉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초로 9000만원을 돌파한 저축은행이 등장하면서 은행 간 최대 3000만원이 넘는 급여 차이를 보였다.

15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자산 규모 상위 10개 저축은행 가운데 지난해 보수 지급 내역을 밝힌 8개 은행의 임직원 평균 급여는 7025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페퍼저축은행의 직원 평균 연봉이 910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페퍼저축은행은 2018년 이후 5년 새 20%의 연봉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업계 최초로 평균 급여가 9000만원을 넘어섰다.

페퍼저축은행의 경우 고연봉을 받는 상위 직급 직원의 비중이 높은 것이 평균 급여 수준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페퍼저축은행의 보수총액에서 임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24%로 나타났다. 10%대 안팎인 다른 저축은행과 비교했을 때 2배가량 높은 비중이다.

페퍼저축은행은 최근 몇 년 새 고객 접근성을 강화하기 위해 영업점포를 추가로 설치하고, 임직원 숫자를 크게 늘리며 외형 확대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작년 말 기준 페퍼저축은행의 임직원 수는 547명으로 2018년 대비 74%(232명) 증가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외형 확장을 이어감과 동시에 그에 걸맞은 서비스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각 분야의 전문 인력 채용을 확대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기업금융 부문의 전문 인력과, 데이터 기반 금융 기업으로의 체질 전환을 위해 정보기술(IT) 전문 인력을 보강했다.

업계 관계자는 "페퍼저축은행이 최근 몇 년간 지점 추가 설치 등 외형 확대를 진행하면서 그에 걸맞은 서비스 역량 확보를 위해 비교적 높은 연봉을 받는 임원급 영입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페퍼저축은행에 이어 다올저축은행 8800만원, 신한저축은행 7900만원 순으로 높은 급여 수준을 나타났다. 웰컴저축은행(6600만원), 모아저축은행(6000만원), OK저축은행(6000만원) 등이 평균 6000만원 이상을 직원 급여로 지급했다.

지난해 3월 사명을 변경한 다올저축은행은 2021년 다올투자증권(당시 KTB투자증권)에 인수된 이후 공격적인 외형 확장 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지난해 9%(30명)의 인력 충원을 실시한 다올저축은행은 작년 한 해 10%에 달하는 평균 연봉 인상을 단행했다.

반면 일부 저축은행은 10%에 달하는 연봉 삭감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 연봉이 줄어든 곳은 애큐온저축은행(7400만원)과 상상인저축은행(6300만원) 두 곳이다. 애큐온저축은행과 상상인저축은행은 전년 대비 각각 3%(200만원), 10%(700만원)씩 삭감된 평균 연봉을 기록했다.

이밖에 아직까지 지난해 보수지급 내역을 발표하지 않은 SBI저축은행과 한국투자저축은행의 경우 2021년 임직원 평균 급여가 각각 8500만원과 7400만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저축은행 업계가 호황을 맞으며 그에 따른 급여 수준도 덩달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향후 업계 전반에 수익성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연봉 증가율 또한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