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카카오와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이하 에스엠) 경영권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협상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11일 엔터테인먼트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와 하이브 측 관계자들은 10일 에스엠 인수와 관련된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 내용과 합의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카카오와 하이브 중 한쪽이 에스엠 경영권을 독점하지 않는 구조로 합의됐다는 말도 나온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어느 쪽이 에스엠 경영권을 쥐든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협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에 이어 카카오도 에스엠 주식 공개매수전에 참전한 상황에서 에스엠 주가가 급등하자 양쪽 모두 인수대금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앞서 하이브는 주당 12만원에 에스엠 지분 25%를 공개매수하려 했다. 그러나 에스엠 주가가 12만원선을 넘어서면서 하이브는 에스엠 주식 0.98%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연이어 카카오가 주당 15만원에 에스엠 지분 35%를 공개매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하이브가 1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주당 18만원에 대항 공개매수를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주당 18만원에 지분 25%를 공개매수하려면 하이브도 1조원 이상을 써야 한다. 

카카오도 좋은 상황은 아니다. 에스엠 주가는 카카오의 공개매수전 참전 천명 이후 16만원대까지 올랐다가 10일 14만7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카카오의 공개매수 기한인 26일 전에 에스엠 주가가 15만원선 이상으로 형성된다면 카카오 역시 공개매수에 실패할 수 있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카카오와 하이브는 에스엠 경영권을 둘러싼 협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로서는 두 기업이 에스엠을 공동 운영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린다. 혹은 카카오 또는 하이브가 다른 쪽의 지분을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사들일 수도 있다. 

카카오와 하이브 측은 양쪽 모두 "현재로서는 확인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