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성민 기자] LF가 지난해 룩셈부르크 법인(LF Europe S.a.r.l)을 청산했다. 이 법인은 LF가 2011년 인수한 알레그리 브랜드의 중간지주 역할을 맡았던 곳이다. 이에 시장에선 이탈리아 법인을 있긴 하지만 LF가 사실상 유럽 시장에서 철수했단 반응이 나오고 있다. 반면 LF는 이탈리아 법인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사업효율화에 나선 것이란 입장이다.

LF는 2011년 이탈리아 컨템포러리 남성복 브랜드 알레그리를 101억원에 매입했다. 이에 2011년 룩셈부르크 법인을 세워 중간 지주사로 삼고 이탈리아 법인 2곳(Allegri S.R.L, Polaris S.R.L), 미국 법인(Allegri USA)을 인수했다. 하지만 2012년부터 남유럽 재정위기가 확산되면서 기대와 달리 알레그리의 실적은 뒷걸음질 쳤다. 현지 경제불황으로 가계 지출이 줄어들면서 가장 먼저 의류비부터 줄였던 탓이다.

실제 이탈리아 법인 2곳의 매출액은 2012년 253억원에서 이듬해 125억원으로 50.7% 감소했고, 같은 기간 순손실은 71억원에서 85억원으로 20.1% 늘었다. 이후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LF는 2013년 설립한 프랑스 법인(Allegri France S.a.r.l)을 2016년 청산했고, 같은 해 이탈리아 법인 2곳을 '폴라리스'(Polaris S.R.L)로 통합 후 명맥만 유지해 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LF는 폴라리스를 보유한 룩셈부르크 법인을 작년 4분기 청산, 알레그리 유럽사업을 정리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폴라리스 법인의 매출이 2016~2018년 50억원 안팎에서 ▲2019년 13억원 ▲2020년 4억원 ▲2021년 10억원 ▲2022년 5억원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이에 LF가 사실상 유럽 시장에선 철수했단 반응이 나오고 있다. 폴라리스를 통해 경쟁력 제고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봐서다. 

시장 관계자는 "LF가 알레그리 사업을 영위하던 법인을 과거부터 정리하고 있는 것은 브랜드 규모에 비해 다수의 법인을 가지고 있어 효율적인 운영이 어려웠다"며 "폴라리스 법인의 매출이 적더라도, LF가 운영하는 브랜드의 유럽 진출의 편의성을 위해 법인을 남겨 두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알레그리가 국내에서는 고가 남성복 브랜드로서 LF 매출에 상당 부분 기여하고 있다"며 "알레그리가 유럽 시장 재공략에 나설 수도 있지만 쉽지 만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LF관계자는 이에 대해 "유럽법인의 경영효율화를 위해 룩셈부르크 법인을 청산했다"며 "폴라리스와 룩셈부르크를 일원화 한 것이며, 폴라리스 법인은 청산할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알레그리가 최고 수준의 품질을 갖춘 만큼, 국내 판매는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LF의 대표브랜드로 자리 매김 중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 법인의 경우 2013년 매출이 전년 대비 91.1%(24억6000만원→2억2000만원)나 줄었고, 이듬해인 2014년 청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