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빈 기자] 호텔신라가 지난해 지분투자 리스크를 일부 해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지분을 인수한 미국 기내 면세업체 '쓰리식스티(3Sixty)'가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에 힘입어 수익성이 대폭 개선된 까닭이다. 증권가에선 쓰리식스티의 실적 반등과 함께 호텔신라가 미주 진출을 본격화 하는 것은 물론, 상품 매입 협상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호텔신라는 2일 공시한 감사보고서에서 쓰리식스티에 대한 손상 평가를 진행한 결과 28억3300만원을 손상차손 환입으로 인식했다고 밝혔다. 2021년도까지만 해도 호텔신라는 이 회사에 270억원의 손상차손을 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엔데믹 전환에 따른 여행 활성화로 면세 업황이 살아나면서 쓰리식스티의 실적이 개선됐고, 이로 인해 손상차손 환입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쓰리식스티는 지난해 3199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60.4% 증가했고, 같은 기간 순이익은 마이너스(-) 583억원에서 47억원으로 흑자전환 됐다. 호텔신라가 당초 잡은 쓰리식스티의 장부가액보다 회수가능액이 많다 보니 지난해 손상차손이 아닌 환입이 이뤄진 셈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도 "2021년만 해도 쓰리식스티가 지속적인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손상의 객관적 증거가 있다고 판단해 차손을 가했지만, 엔데믹이 본격화 된 지난해 이 회사의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며 "올 들어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면세점 이용률도 상승하고 있는 만큼 쓰리식스티의 손상차손 환입이 지속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쓰리식스티가 본격적인 실적 반등에 나선만큼 호텔신라도 당초 이 회사를 인수하며 목표한 미주 지역 면세사업 진출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A증권사 연구원은 "호텔신라가 쓰리식스티 지분을 인수한 건 미주지역 진출은 물론 명품 조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2026년 회사 지분을 추가 취득할 수 있는 콜옵션을 보유한 만큼 아마 이를 활용해 최대주주에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B증권사 연구원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2015년에도 쓰리식스티 인수를 시도하는 등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며 "인수 후 코로나19 확산으로 면세점 사업이 악화되면서 해외 면세점 지분을 취득한 이 사장의 결정에 대해 우려가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쓰리식스티가 살아나면서 호텔신라의 명품 등 글로벌 협상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 사장의 인수합병(M&A) 전략에 대한 우려도 잠잠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쓰리식스티는 트래블리테일그룹홀딩스가 미국과 중남미 등에서 운영하는 면세점 브랜드로, 에어캐나다, 싱가포르에어라인 등을 포함한 총 21개의 항공사 기내면세점과 국제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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