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대구지역에 기반을 둔 중견건설사 HS화성(화성산업)이 2000억원대에 이르렀던 공사미수금을 3개월 만에 70% 이상 회수하면서 재무건전성 악화 부담에서 한숨 돌리게 됐다. 하지만 대규모 유동성 유입에도 부실화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사업장 인수에 나서면서 실제 곳간 사정은 크게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공사미수금 회수…현금비율 반등 1등 공신
28일 HS화성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853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현금화가 용이한 단기금융자산 등을 더하면 상반기 말 HS화성이 동원할 수 있는 현금성 유동성은 약 2635억원 수준이 된다.
지난해 말 대비 5.2% 줄었지만, 앞서 1분기 HS화성의 현금유동성이 2300억원대로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은 11.2%에 이른다.
HS화성이 현금유동성을 3개월 만에 10% 이상 끌어올릴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매출채권 회수가 꼽힌다.
지난해 말 HS화성은 598억원의 공사미수금을 매출채권으로 들고 있었고, 올해 1분기에는 미수금 규모가 2563억원으로 치솟았다. 공사미수금이 1분기 만에 330% 늘었는데, HS화성이 시공을 맡은 동대구역센텀 화성파크드림(신암2재개발사업) 현장에서 새로 인식한 미수금만 2067억원에 달했다.
동대구역센텀 화성파크드림의 진행률은 1분기 말 99.98%였지만, 도급액 3575억원 가운데 60%에 육박하는 2067억원이 미수금이었다. 공사대금 회수 지연이 HS화성의 현금 유동성 저하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2분기 말 HS화성의 미수금 관련 매출채권 규모는 663억원으로 줄었다, 1분기 대비 감소 폭은 무려 74%에 달한다. 2000억원을 웃돌았던 동대구역센텀 화성파크드림 공사미수금이 567억원으로 73% 감소한 덕분이다.
HS화성이 2분기에 회수한 동대구역센텀 화성파크드림 공사대금은 1500억원에 달한다. 미수금 회수에 따른 현금유입 덕분에 2분기 HS화성의 현금 유동성이 개선됐다.
지난해 말 80%를 웃돌았던 HS화성의 연결기준 현금비율은 올해 1분기 56.9%로 고꾸라졌다가 2분기 67.0%로 상승했다. 현금비율은 기업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이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의 몇 배인지 나타낸다. 기업의 유동성을 평가하는 지표 가운데 가장 보수적 항복으로 꼽힌다.
◆ PF부실에 물류센터 떠안아…유동비율 하락세 지속
HS화성은 미수금 회수 덕분에 현금비율 반등에는 성공했지만, PF부실 사업장 인수 여파로 유동비율은 하락세를 면하지 못했다. 지난해 말 231%였던 유동비율은 올해 1분기 209.0%, 2분기 184.1%로 여전히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유동비율은 유동부채 대비 유동자산의 규모를 보여주는 지표다. 잔여 만기 1년 미만의 부채(유동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기업이 동원할 수 있는 유동성 여력을 나타낸다. 유동비율이 200% 이상일 때 우수한 단기 재무건전성을 지닌 것으로 평가한다.

HS화성은 PF부실에 따라 앞서 4월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별내 ONE 물류창고'를 인수했다. 해당 물류창고는 HS화성이 시공을 맡았던 곳으로 시공사의 PF 채무인수 약정이 걸려있었다. 시행사는 물류센터를 매각해 공사비 및 PF대출 상환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었지만, 매각이 성사되지 않으면서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결국 신용공여자로 나선 HS화성에게 대출상환 의무가 돌아왔다.
HS화성은 채무인수 의무 해소를 위해 해당 물류센터를 직접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HS화성이 물류창고 인수를 위해 부담한 금액은 1149억원으로, 물류센터 관련 276억원의 공사미수금 채권과 873억원의 현금을 납부했다.
HS화성이 물류센터를 매입하면서 현금 등이 유출된 탓에 유동자산 규모가 줄었고, 결국 유동비율 하락의 원인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매출채권(미수금) 회수에 따라 현금이 유입되면, 회계장부에서는 매출채권이 줄어들고 현금이 늘어난다. 매출채권과 현금 모두 유동자산에 포함되는 탓에 유동자산 규모에는 변화가 없다. 반면 물류센터와 같은 유형자산을 취득하게 되면, 매입대금으로 지급한 현금 등 유동자산은 감소하고 부동산 등 비유동자산이 증가한다.
HS화성의 비유동자산 하위항목인 투자부동산 계정은 올해 1분기 말 244억원에서 2분기 말 1370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같은 기간 유동자산 규모는 8700억원에서 7242억원으로 1000억원 이상 줄었다. 감소 폭은 16.8%에 이른다. 유동부채는 1분기 4163억원에서 2분기 3934억원으로 줄었지만, 유동자산이 더욱 급격히 감소하면서 유동비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HS화성은 "영업활동 과정에서 시장위험, 신용위험 및 유동성위험 등 다양한 금융리스크에 노출된다"며 "재무위험에 대한 평가와 모니터링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 현금흐름을 예측하고 단기 및 중장기 자금조달 계획을 수립해 유동성위험을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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