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게 섰거라'…한투운용, 인도 공모펀드 승부수
'포스트 차이나' 인도 5대그룹 포트폴리오, 액티브 운용 강점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1일 16시 0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포스트 차이나'(Post China)로 주목받고 있는 인도 시장을 겨냥한 공모펀드를 선보인다. 세계 1위 인구대국이 되며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거점으로 떠오른 인도의 5대 그룹 계열사로 포트폴리오를 꾸린다. 경쟁사와 달리 ETF(상장지수펀드)가 아닌 공모펀드로 조성했다는 점에서 공격적인 운용 전략을 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투운용은 '한국투자 인도5대 대표그룹 증권투자신탁'(한투 인도5대그룹 펀드) 출시를 앞두고 있다.


해당 펀드는 인도국립증권거래소(NSE)에 발표된 기업공시 자료를 바탕으로 현지 시가총액 상위 5개 그룹에 주목한다. 구체적으로 5대 그룹 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리밸런싱(종목 재조정)은 반기 마다 실시할 예정이며, 특정 종목의 편입비중이 10%를 넘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비교지수는 인도 주요기업 50곳의 가중평균을 나타내는 'Nifty50 Index'(90%)와 Call 금리(10%)를 따른다.


한투운용이 인도5대그룹 펀드를 내놓는 건 인도가 '포스트 차이나'라 불릴 만큼 성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선 국력의 근간이 되는 인구 경쟁에서 인도가 중국을 앞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엔은 지난 5월 인도 인구가 14억 2577만명을 넘어서며 세계 1위 인구국에 오른 걸로 보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를 생산거점으로 삼으려는 움직임도 인도의 부흥을 점치는 대목이다. 애플은 5% 수준인 인도에서의 아이폰 생산비율을 2025년까지 25%로 확대할 전망이다. 또한 중국의 아이패드 생산라인을 인도로 옮기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더불어 삼성전자는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S23의 인도 공급 물량을 현지 노이다 공장에서 생산키로 했다. 인도 정부의 지원 아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 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보탠다.


눈길을 끄는 건 한투운용이 인도 상품을 내놓으면서 ETF가 아닌 공모펀드 비히클(투자수단)을 택했다는 점이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멕시코 등 한투운용의 신흥국 ETF 라인업에서 인도는 포함돼 있지 않다.


이는 인도 ETF를 보유하고 있는 경쟁 운용사와는 다른 행보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지난 2014년 국내 최초의 인도 ETF인 'KOSEF 인도 Nifty50'를 내놓은 뒤 9년째 운용 중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6년 '인도 Nifty50 레버리지 ETF'를 선보였다. 지난 4월에는 1배수 추종형(TIGER 인도니프티50 ETF)을 출시했다. 같은 달 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에서도 2종의 인도 ETF(KODEX 인도 Nifty50‧KODEX 인도 Nifty50 레버리지)를 내놓았다.


공모펀드를 낙점한 건 매니저가 자신의 역량을 보다 적극적으로 발휘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ETF는 패시브에 근간을 둔 터라 액티브형이라고 해도 '운용의 묘'를 실리는 데 제약이 따른다. 비교지수와 최소한 70%(상관계수 0.7 이상)의 유사성을 보여야 한다. 한투운용의 인도5대그룹 펀드를 총괄하는 책임운용역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해당 펀드는 대학에서 인도어를 전공한 송한나 책임이 운용을 총괄한다. 송 책임은 HSBC은행을 거쳐 지난 2021년 한투운용 GIS(글로벌투자전략)운용본부에 합류했다.


한투운용 관계자는 "ETF 보다 액티브한 운용을 하기 위해 공모펀드 형태로 인도 상품을 준비했다"며 "신흥국 투자에 강점을 보여왔던 만큼 이번 인도5대그룹 펀드도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는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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