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상폐 SK브로드밴드…IPO 재도전 나서나
모기업 SKT, SKB IPO 불발 시 드래그얼롱 적용…연간실적·재무지표 양호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6일 17시 4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브로드밴드가 지난 2015년 SK텔레콤의 자회사로 편입된 지 10여년 만에 기업공개(IPO)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사진=SK브로드밴드]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SK브로드밴드가 지난 2015년 SK텔레콤의 자회사로 편입된 지 10여년 만에 기업공개(IPO)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최근 들어 IPTV 시장 둔화에도 가입자 유치에 성공하고 데이터센터 매출도 크게 증가하는 등 주력·신사업 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이뤄냈다는 까닭에서다. 이에 대해 모기업인 SK텔레콤 측은 SK브로드밴드의 사업·재무적 성과가 이어지는 만큼 IPO 시장 상황을 주시하며 적극적인 검토를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SK브로드밴드의 IPO 추진설은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 2015년 SK브로드밴드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한 뒤 양사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 회사(SK브로드밴드)를 상장폐지 했다. 이후 SK브로드밴드는 지난 2020년 미디어 사업 강화를 목표로 티브로드와 합병법인을 설립하면서 SK텔레콤을 최대주주로, 기존 티브로드 최대주주였던 태광산업과 재무적투자자(FI)인 미래에셋대우를 주요 주주로 맞이했다. 


당시 SK텔레콤은 미래에셋 측으로부터 40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조건으로 5년 내 IPO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은 동반매각요청권(드래그얼롱)과 조기상환권(콜옵션) 등을 획득하면서 IPO 무산에 대비하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했다. 미래에셋이 SK브로드밴드의 주식을 매각할 경우 대주주인 SK텔레콤의 지분까지 묶어 팔 수 있게 된 것이다. 최대주주인 SK텔레콤으로선 경영권이 위태로워질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올해 안에 가시적인 IPO 성과를 내야 한다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다.


시장 관계자는 "SK브로드밴드 성장세와 양사 유무선 사업 시너지를 감안하면 SK텔레콤이 최악의 상황을 마주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며 "그룹 차원에서도 최근 SK 측이 11번가의 콜옵션을 포기하면서 사실상 손절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만큼, 시장에 신뢰를 주기 위해선 주요 계열사인 SK텔레콤이 책임감 있는 움직임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K브로드밴드의 실적 성장세도 IPO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4조2790억원, 영업이익 309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3%, 1.1% 증가한 수치다. 특히 매출 부문은 티브로드 합병 전과 비교해 150% 가까이 뛰었다. 전 사업 부문서 신구 조화가 이뤄진 까닭으로 풀이된다.


IPTV·케이블TV 등 유료방송 부문은 대대적인 업황 악화에도 가입자가 2.4%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SK텔레콤과 적극 협력 중인 데이터센터 등 B2B 사업 매출은 6.2% 증가하며 부문별 매출 성장률 1위를 기록했다. 오는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용량을 2배 수준으로 늘려 국내 1위 데이터센터 사업자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다. 


실적 상승세에 기업가치 지표도 매우 양호한 수준이다.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멀티플(EV/EBITDA)은 3.6배로 추산된다. 동종업계 주가순자산비율(PBR)도 2.0배로, 유력 경쟁사(0.85배)와 격차를 보인다. 


앞선 시장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추진하는 미래 지향적 사업 계획 곳곳에 이미 SK브로드밴드가 함께하고 있는 만큼 IPO는 하냐 안하냐가 아닌 시기 문제"라며 "이미 상장했던 이력이 있어 보다 유리하지만, 최근 IPO 시장에서 나타나는 병목현상 등으로 최적의 시기를 조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SK브로드밴드는 현금창출력 등 재무 지표가 양호한 만큼, 시장 상황을 살피며 IPO 여부를 검토 중"이라며 "시장 환경을 종합 판단해 여부와 시기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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