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수신고객 이탈 막자"…4%대 예금 '봇물'
저축銀 수신 잔고 5개월새 6조원 증발…시중은행과 금리 경쟁 '심화'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4일 08시 0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최근 시중은행이 예금금리를 높이면서 저축은행의 자금이탈 위기가 높아지고 있다. 저축은행의 수신 잔고가 올해 1월 이후 5개월 동안 6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이에 저축은행은 금리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 4%대 금리의 예금 상품을 잇따라 내놓는 등 대책 마련 분주한 모습이다.


14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공시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의 12개월 만기 금리가 연 3.5∼3.85% 수준으로 4%대에 근접했다. 그 중 우리은행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 등 최대 연 4% 금리를 넘어선 상품도 등장했다.


◆ 시중은행 예금금리 4%대 육박…저축銀 금리 경쟁 '심화'


최근 시중 은행의 예금 금리 상승 배경은 지난해 10월부터 한시적으로 완화됐던 예대율(예수금 대비 대출금 비율) 규제가 지난달부터 105%에서 100%로 정상화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은행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도 단계적 정상화가 진행되면서 은행들이 예·적금 수신 확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전략은 시중은행의 수신 잔고 확보에 효과를 보이는 모습이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올해 6월 말 822조2742억원에서 지난달 말 832조9812억원으로 10조7070억원 늘어나며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정기적금 잔액 역시 같은 기간 40조841억원에서 41조2520억원으로 1조1679억원 늘었다.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가 오르면서 저축은행 예금 금리도 덩달아 높아지는 추세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4.06%로 집계됐다.


통상 저축은행은 은행권 예금금리보다 0.8∼1.0%p(포인트) 높은 금리를 제공하면서 수신을 유치한다. 저축은행의 경우 고객 이탈을 막고 은행권과 경쟁하기 위해 은행권보다 높은 예금 금리를 제공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은 올해 1월 말 120조7854억원에서 6월말 114조8870억원으로 4.9%(5조8984억원) 감소했다.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은 지난해 1월(104조3860억원)부터 같은 해 11월(121조3572억원)까지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120조2384억원으로 상승세가 꺾였다. 이후 올 들어 1월 120조7854억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2월(118조9529억원) ▲3월(116조431억원) ▲4월(114조6159억원) ▲5월(114조5260억원) 등 수신 잔액 감소세가 이어졌다.


◆ 저축銀 예금상품 59%, 연 금리 4% 이상 제공


저축은행 업계는 수신 감소세를 막고 시중 은행과의 금리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예금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입장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이 취급하는 예금상품 332개 중 59%인 196개가 연 4% 이상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달 들어 OK저축은행은 파킹통장 '읏백만통장2'의 금리를 상향조정했다. 이달 1일부터 100만~500만원 잔액은 기존 최고 연 3.5%에서 4.0%, 500만~2000만원 잔액은 기존 최고 연 3%에서 3.5%의 금리가 적용된다. 여기에 특별한 우대 조건 없이 연 4.41%의 금리를 제공하는 'OK e-안심앱플러스 정기예금'도 출시했다. 6개월마다 금리가 바뀌는 회전식 예금이다. 3년 만기 상품이지만 가입 기간 6개월만 넘기면 중도 해지에 따른 손해 없이 약정 이율을 챙길 수 있다.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연 4.2% 금리가 적용되는 9개월 만기 상품 '9개월 회전정기예금'을 출시했다. 상대적으로 짧은 만기를 통해 이자지급 시점을 앞당겼다. 예치기간 중 3회까지 분할 해지할 수 있어 자유롭게 목돈 운용이 가능하도록 했다.


JT저축은행은 이달 6개월 만기 정기예금의 금리를 최대 1.75%p(포인트) 인상했다. 대면 가입 시 6개월 만기 기준 연 4.2%의 금리를, 비대면 가입 시 최대 연 4.3%의 금리를 적용한다.


애큐온저축은행도 최근 3개월 단위로 적용이율이 상승하는 '3-UP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인상, 최대 연 4.45%(1년 만기)의 금리를 제공하기로 했다. 구간별로 ▲첫 번째 3개월 연 2.5% ▲두 번째 3개월 연 3.5% ▲세 번째 3개월 연 5.5% ▲네 번째 3개월 연 5.9%를 적용한다. 1년간 상품을 유지하면 구간 평균금리인 연 4.35%를 받을 수 있다.


다올저축은행도 지난달 최고 4.3% 금리가 적용되는 6개월 만기 'Fi 리볼빙 정기예금'을 출시했다. 이외에도 웰컴‧HB·대백·유니온·참·키움YES저축은행 등의 정기예금이 최고 연 4%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중은행의 금리 반등과 새마을금고 사태 여파로 저축은행에 대한 건전성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수신 이탈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 채권시장 경색으로 잇따라 고금리 상품을 내놨던 저축은행들이 올해 말 자금 이탈 가능성에 고금리 상품을 내놓으며 선제 대비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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