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삼립, 자금조달 다변화…사상 첫 공모채 발행
지난해 이자로 177억 지출, 부담 확대 '비용 통제 목적'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3일 17시 4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PC삼립 시화공장. (제공=SPC삼립)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SPC삼립이 설립 후 첫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채비를 마쳤다. 자금조달 창구 다변화를 통해 이자비용 부담을 낮추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PC삼립은 이달 30일 3년 단일물인 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사상 첫 수요예측에 나선다. 대표주관은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맡았다. 내달 10일 발행 예정이며, 증액 여부는 미결정 상태다.


SPC삼립은 그간 은행권 중심의 차입금 조달을 통해 운영자금을 확보했다. 외형 확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에도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단기사채 등을 통한 자금 조달 이력은 전무하다. 


지난해 은행 차입 규모는 2268억원으로 전체 차입금 8749억원 중 26%에 달한다. 최근 은행 차입 추이를 살펴보면 ▲2021년 1883억원 ▲2022년 2314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소폭 줄었지만 전체적으로 은행 차입 규모가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SPC삼립이 사상 첫 회사채 발행에 나선 건 금리 상승으로 인해 증가한 이자비용을 통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 차입금에 대한 이자율은 2021년만 해도 1.9~3.2% 수준이었다. 이후 지속된 금리 상승으로 지난해 이자율은 4.5~5.8%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에 SPC삼립은 지난해 이자비용으로 177억원을 지급했다. 이는 2021년 당시 이자비용 93억원 보다 90.3% 증가한 수준이다. 


이자비용 부담 확대는 곧 SPC삼립의 순이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SPC삼립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17억원으로 전년 895억원 대비 2.5% 늘어났다. 하지만 이자비용 등을 제외한 순이익은 같은 기간 532억원에서 502억원으로 5.6% 줄어들었다. 최근 3년(2021년~2023년)만 봐도 영업이익은 연평균 11%씩 늘어난 반면, 순이익은 7% 증가에 그쳤다.



SPC삼립은 이달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A+(안정적) 신용등급을 받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A+ 무보증 공모회사채 3년물의 등급민평금리는 4.5%다. 지난해 SPC삼립의 차입금 이자율 중 가장 낮은 이자율과 같은 수준인 셈이다. 이로써 이번 회사채 발행을 통해 전체 이자율 수준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SPC삼립은 최근 제빵 부분 중심으로 이익창출력이 긍정적인 수준인 데다, 최근 회사채 수요예측 시장도 호황이 지속되고 있어 첫 회사채 발행 여건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다만 국채금리가 뛰면서 대부분의 발행사도 시장 분위기를 지켜보고 있는 만큼 긴장을 늦출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PC삼립은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의 사용처는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1년 내 갚아야 할 단기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기준 SPC삼립의 단기차입금 규모는 2269억원에 달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연결기준 보유 현금성 자산은 203억원에 그치고 있어 추가 차입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 추가적인 투자 계획도 있다. SPC삼립은 지난해 10월 사우디아라비아 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중동과 아프리카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말레이시아에는 동남아시아와 중동 시장을 공략할 할랄 인증 제빵 공장을 올해 하반기에 완공할 예정이다. 


SPC삼립 관계자는 "이번 회사채 발행은 자금 확보 방식을 다변화하는 차원"이라며 "단기간 내 자금을 확보해야 할 특별한 이유는 없으나 회사채 시장에 SPC삼립이라는 기업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최근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체포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행하면서 SPC삼립의 첫 회사채 발행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허 회장은 사측에 비판적인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에게 노동조합을 탈퇴하라고 강요한 혐의로 지난 5일 검찰에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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