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환 SK네트웍스 사장, 이사회 의장 오를까
SK家 3세 중 가장 먼저 경영 수업…승계작업 속도, 공격적 투자사업 가능
이 기사는 2024년 01월 31일 17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왼쪽)과 비벡 보우캐피탈 회장 겸 새크라멘토 킹스 구단주가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SK네트웍스)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의 장남인 최성환 사장이 오는 3월 열리는 SK네트웍스 주주총회(주총)에서 이사회 의장에 오를지 관심이 쏠린다. 최 사장이 SK그룹 오너 3세 중 가운데 가장 먼저 경영 전면에 나서며 승계 작업에 속도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 사장이 SK네트웍스의 정체성을 종합상사에서 사업형 투자회사로 전환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의장에 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 이사회 의장 3월 임기만료, 사내이사 선임 가능


31일 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 이사회 의장을 맡아온 하영원 사외이사가 오는 3월28일자로 물러난다. 상법상 사외이사 임기는 6년으로 제한되는데, 하 사외이사가 2018년부터 재직해 온 만큼 재선임이 불가능하다.


SK네트웍스 정관이나 이사회 규정에 따르면 이사회 의장은 '이사회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만 적혀있을 뿐 별도의 자격 제한이 없다. 사내이사도 의장에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과거 SK네트웍스 이사회 구성을 되짚어보더라도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 등 직책과 무관하게 의장을 맡아왔다. 예컨대 2009년에는 비상근 사내이사였던 박영호 SK㈜ 사장이 의장으로 선임됐고, 2011년엔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올랐었다. 또 2016년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2019년 허용석 사외이사 등이었다. 하 사외이사는 2020년부터 4년간 의장을 담당했다.


◆ 최신원 전 회장 퇴진 후 공격 행보…대표이사와 동등한 직위


업계는 SK네트웍스가 최 사장을 새로운 이사회 의장으로 선출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부친의 사법 리스크로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경영 전면에 나섰으나, 최 사장이 대표이사와 견줄 수 있는 영향력을 행사 중이라는 이유에서다. 최 사장이 추진하는 투자 사업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라도 막강한 권한이 주어지는 이사회 의장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또 최 사장이 의장석에 앉게 될 경우 경영권 승계 작업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1981년생인 최 사장은 고(故) 최종건 SK 창업주 손자이자 최 전 회장 외아들이다. 중국 푸단대를 졸업한 뒤 런던비즈니스스쿨 MBA 학위를 받았고, 2009년 부친인 최 전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SKC의 전략기획실 과장으로 입사했다. SK그룹 3세 중 가장 먼저 경영 수업을 시작한 것이다.


SKC 인력팀과 기업문화본부 임원, 회장실 담당 임원으로 근무한 최 사장은 2017년 지주사 SK㈜로 이동해 사업지원담당, 글로벌 사업개발실장 등을 역임했다. 최 사장은 SK㈜ BM혁신실 임원이었던 2019년 SK네트웍스 전략기획실장을 겸직하기 시작했다.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 뉴스1 제공

2020년 최 전 회장의 비자금 의혹 사건이 발생하면서 최 사장의 경영 시계는 빠르게 돌아갔다. SK네트웍스는 그해 말 단행한 정기 조직개편에서 최 사장을 사업총괄로 선임했다. 신성장추진본부와 경영지원본부를 거느린 사업총괄은 투자 관리와 인수합병(M&A) 관련 업무를 위해 신설된 조직이었다. 당시 SK네트웍스가 사업형 투자회사로의 전환 계획을 천명했던 만큼 최 사장은 직접 현안을 챙겨 경영 성과 쌓기에 돌입했다.


최 사장의 입지는 2021년 11월 최 전 회장이 공식 사임하면서 더욱 굳건해 졌다. 최 사장은 2022년 3월 SK네트웍스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주요 경영활동과 관련된 의사결정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으며, 그해 말 사장으로 승진하며 대표이사인 이호정 사장과 동일한 직위를 갖추게 됐다. 현재 이 사장은 경영 전반을 총괄 중이며, 최 사장은 신사업 투자 사업 영역을 중점적으로 이끌고 있다.


특히 최 사장은 2020년 미국 실리콘밸리에 현지 투자법인 '하이코캐피탈'을 설립하고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투자 활동을 전개 중이다. SK네트웍스가 지난 3년간 집행한 투자 내역을 모두 포함하면 20여건, 3000억원 규모다.


◆ 빚 내서 자사주 지속 매입…개인 최대주주 올라


최 사장은 SK네트웍스 주식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실질적인 지배력 강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최 사장은 2021년 2월 약 196억원을 투입해 SK네트웍스 주식 358만9809주(1.45%)를 매입하며 단번에 개인 최대주주 지위를 차지했다. SK네트웍스를 이끌던 부친이 퇴진한 만큼 사실상 후계 구도를 명확히 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됐다.


자금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주식 매입을 멈추지 않았다는 점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최 사장은 사장에 오른 2022년 말부터 공격적으로 SK네트웍스 주식을 사들였다. 특히 최 사장 부인과 두 자녀가 SK네트웍스 주식을 처음 매입하며 주주 명부에 이름을 올렸다. 최 사장 일가는 지난해에만 총 65억원 가량을 SK네트웍스 지분 확보에 쓴 것으로 추산된다.


부족한 자금은 주식담보대출로 마련했다. 실제 최 사장의 보유한 SK네트웍스 주식 748만1744주 가운데 82.5%(617만4411주)에 담보가 잡혀있다. 나아가 최 사장은 기존에 들고 있던 SK㈜ 주식을 매도하는 식으로 현금을 조달했다.


SK네트웍스 측은 최 사장의 이사회 의장 선임 가능성을 일축했다. 회사 관계자는 "통상 SK그룹사의 경우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최 사장은 사내이사직만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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