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대생→80년대생'…신한카드, 재일교포 사외이사 세대교체
재일교포 3세로 젊은 피 수혈…주주 신뢰와 사업성 강화 동시 모색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5일 16시 5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신한카드가 신한금융 주주 출신 재일교포 사외이사진의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1940년대생이었던 기존 재일교포 사외이사 자리를 1970·80년대생 경영전문가 2인으로 확대 배치했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을 고려해 전문영역에 특화된 사외이사를 포진시켜 미래 성장 전략의 내실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셈법으로 읽힌다.


신한카드는 25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올해 사외이사 선임을 확정했다. 새롭게 사외이사에 선임된 인물은 오노 마사미치 카모치노상사 대표이사와 히라카와 유타 히라카와상사 이사 2명이다. 이들은 임기가 만료된 이준기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와 재일교포 출신 사외이사 오공태 삼공상사 대표의 자리를 각각 채우게 된다.   


신한카드의 사외이사진은 5명으로 구성된다. 재일교포 이사진 2명 외에 사외이사는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성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 정호열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다. 이중 최 교수와 성 교수는 오공태 전 이사의 추천으로 연임이 결정됐다. 정 교수는 지난해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돼 내년 정기주총까지 임기가 남은 상태다. 


1987년 신한은행이 신용카드업 겸영을 인가 받으면서 시작된 신한카드는 2007년 10월 LG카드를 인수해 현재의 통합 신한카드로 재출범했다. 이후 2009년부터 재일교포 신한금융 주주 출신 사외이사를 1명씩 선임해 경영자문과 더불어 재일교포 주주들의 권익 대변 역할을 맡겨왔다. 초기 신한금융 정신을 지속적으로 전파해 통합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한다는 목적도 있었다. 


앞선 재일교포 사외이사는 총 3명으로 초기 신한금융 재일교포 창업주주의 1.5세로 분류된다. 첫 재일교포 사외이사인 조영래 동성상사 사장은  1957년생으로 2009년 3월부터 2014년 3월까지 자리를 지켰다. 이어 박평조 미마츠기업 사장이 2019년 3월, 오공태 삼공상사 대표가 올해 3월까지 각각 5년간 사외이사직을 맡았다. 박평조 사장은 1943년생으로 신한금융지주서도 사외이사직을 맡은 바 있다. 1946년생인 오공태 대표는 재일 대한민국민단 단장, 아스나로 신용조합 이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도쿄 한국학교 이사장도 맡고 있다. 


이번 선임된 사외이사 2명은 창업주주 3세로 연령대가 크게 낮아졌다. 오노 마사미치 대표는 1970년생이며 도쿄 공과대학을 졸업했다. 히라카와 이사는 1981년생으로 호세이대학 공학부에서 학위를 받았다. 신한카드는 앞서 지난 2월 초부터 새롭게 선임할 사외이사 후보자에 대한 면밀한 검증작업을 진행해 같은 달 22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와 정기이사회를 통해 이들에 대한 사외이사 후보 추천 및 선임 안건을 결의했다. 



이들 사외이사 선임과 맞닿은 키워드는 상생금융과 고령화사회다. 국내 역시 상생금융 확대와 고령화 맞춤 사업전략이 점차 중요해진 만큼 신임 사외이사들의 관련 경험과 견해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사업전략에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오노 대표는 카모치노상사 운영과 함께 도쿄히가시 신용금고 대의원 등으로 꾸준히 활동한 상생금융 전문가로 꼽힌다. 국내로 따지면 저축은행 역할을 해온 신용금고 사업 경험을 통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금융지원에 대한 전문적인 자문을 기대 받고 있다. 히라카와 이사는 히라카와상사가 부동산 개발을 비롯해 호텔, 레저, 골프장, 친환경에너지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고령화 유통시장 전반의 소비패턴에 높은 이해도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세대교체는 다른 카드사와 차별화에 성공한 신한카드의 사업전략과도 궤를 같이한다는 분석이다. 신한카드는 전임 임영진 사장 시절부터 전업 신용카드사에서 여신전문 종합금융사로의 변신을 추구했다. 기반 사업인 신용카드업과 함께 디지털 사업, 생활 밀착형 할부금융업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해온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이를 통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꾀하겠다는게 신한카드의 방침이다. 2019년부터 신한카드 경영기획그룹을 맡아 진두지휘했던 현임 문동권 사장은 이같은 전략의 핵심 설계자로 알려져 있다. 


올해 선임된 사외이사는 과거 선례에 따라 최소 5년까지 연임하며 신한카드의 경영 자문 역할을 이어갈 전망이다. 지배구조법에 따르면 금융회사 사외이사의 임기는 최대 6년까지다. 국내 뿐만 아니라 현재 신한카드가 진출 중인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지의 사업 전략에도 이들의 경험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젊은 감각으로 신한 문화 전파와 창업 정신 연계를 강화하고 글로벌 사업에서도 풍부한 인사이트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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