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家 3세 정대현, 배당 늘리니 승계 곳간 '넉넉'
에스피네이처 등 10년간 580억원 수취…경영권 이양 세금 활용 관측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6일 15시 2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 (출처=삼표그룹 홈페이지)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 외아들인 정대현 부회장이 지난 10년간 자신이 최대주주인 에스피네이처에서 550억원이 넘는 배당 수익을 거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 지주사인 삼표산업과 유일한 상장사인 삼표시멘트까지 포함할 경우 정 부회장이 지급받은 배당금은 총 580억원 상당으로 추산된다.


정 부회장은 배당을 통해 개인 곳간에 쌓인 상당한 규모의 현금이 부친인 정 회장 지분과 재산을 넘겨 받는 과정에서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대현 부회장, 10년 연속 에스피네이처 배당금 수령…총 550억원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에스피네이처는 2023년도 실적에 대한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6000원을 지급했다. 전년 3700원과 비교할 때 62.2% 증액된 금액이다. 이에 따라 에스피네이처 주식 143만9694주(71.95%)를 보유한 정 부회장은 배당금으로 총 86억3816만원을 수령했다.


에스피네이처가 배당 규모를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었던 주된 요인으로는 수익성 호조를 꼽을 수 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에스피네이처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312%, 628.7% 급증한 123억원, 1256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순이익의 경우 이자수익과 지분법이익, 유가증권처분이익 등 부수입이 급증한 결과 창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배당 재원이 되는 순이익이 대폭 증가한 만큼 고액 배당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에스피네이처는 지난 2013년 11월 설립된 이후 한결같이 정 부회장의 현금 창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건설기계대여업체인 대원에서 인적분할해 출범된 에스피네이처는 애초부터 오너 3세를 위한 개인 회사였다. 정 부회장은 지분율 77.96%의 최대주주였고, 정 부회장 큰 누나인 정지선(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부인) 씨와 작은 누나 정지윤 씨가 각각 11.02%씩 보유했다.



에스피네이처는 이듬해인 2014년 주당 2500원으로 첫 배당에 나섰으며 ▲2016년 3500원 ▲2018년 5000원 ▲2020년 6500원 등 지난 10년간 매년 배당을 실시했다. 이 기간 정 부회장이 수령한 총 배당금은 무려 553억4985만원에 달한다. 특히 에스피네이처는 고액 배당을 위해 2021년 자본준비금 1000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입시키기도 했다.


아울러 정 부회장은 옛 지주사인 ㈜삼표와 현 지주사인 삼표산업, 코스피 상장사인 삼표시멘트에서도 각각 배당금을 수취해 왔다. 세부적으로 정 부회장은 10년 동안 ▲㈜삼표 17억5018만원 ▲삼표산업 2636만원 ▲삼표시멘트 6억2051만원씩 챙겼다.


◆증여세 재원 상당부분 확보…비상장주식·부동산 등도 고려해야


삼표그룹이 3세 경영 체제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는 점에서 정 부회장이 그동안 받아온 배당금의 사용처도 조만간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이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만큼 총수 공백 우려가 가중되고 있어서다. 정 회장은 핵심 계열사 사내이사 자리를 지키며 경영 참여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지만, 재판부의 처벌 수위가 엄격해지고 있다는 점이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 중이다.


삼표산업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에스피네이처와 정 부회장이 각각 15.59%, 4.46% 총 20.05%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정 회장(25.94%)과의 지분 격차는 5.89%포인트 수준이다. 주식 수로는 157만6855주다.


삼표산업이 지난해 말 발행한 우선주가 주당 3만8660원으로 책정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정 회장이 보유한 이 회사 지분가치는 약 2687억원으로 추산된다. 정 부회장이 해당 주식을 모두 증여 받는다면 약 1612억원(최고세율 60%)의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정 부회장이 수령한 배당금은 증여세의 36%에 해당하는 액수다.


정대현 삼표그룹 부회장이 2018년 삼표시멘트 대표이사에 취임하며 취임사를 낭독하고 있다. (제공=삼표그룹)

에스피네이처는 폭탄 배당에 나설 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실적에 대한 배당을 단행했음에도 현재 2944억원 규모의 미처분이익잉여금을 보유 중이다.  


업계에서는 삼표그룹 부자(父子) 간 주식 증여보다는 에스피네이처를 지배구조 정점에 올리는 방식으로 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 삼표산업을 인적분할해 자사주를 활용하거나, 삼표산업과 에스피네이처를 합병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 경우 정 부회장이 개인적으로 출자해야 하는 자금은 없다. 하지만 정 회장 명의의 부동산과 에스피에스테이트 등 비상장주식을 증여 받는데도 적지 않은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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