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사 리스크 점검]
애큐온캐피탈
커지는 건전성 우려, 자회사 지원 부담도
개인신용대출 적극 정리…부동산금융 중심 악화 가능성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3일 16시 2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경기 부진이 1년 넘게 이어지면서 증권사‧캐피탈사‧저축은행을 중심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담이 올해 본격화할 전망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을 충실히 쌓으라고 압박하면서 최근 수년 사이 부동산PF 대출자산을 빠르게 불린 캐피탈사의 부담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딜사이트는 자본적정성‧여신건전성 등 지표를 통해 각 캐피탈사의 리스크관리 현황을 살펴본다.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애큐온캐피탈은 개인신용대출 관련 리스크 관리에 힘쓴 덕분으로 자산건전성을 양호한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금융 자산이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면서 향후 건전성 지표가 나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완전자회사 '애큐온저축은행'의 부실자산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지원 부담을 안고 있는 애큐온캐피탈의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1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애큐온캐피탈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3.22%로 2022년 말과 비교해 0.87%포인트 높아졌다. 다만 전체 영업자산에서 부동산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이 15% 이상인 다른 캐피탈사(오케이캐피탈, 메리츠캐피탈, DB캐피탈 등)와 비교해 연체율 상승폭은 낮은 수준이다. 다른 캐피탈사의 연체율은 2.13~7.1%포인트 상승했다.


애큐온캐피탈의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완만한 상승 흐름을 보였다. 2021년 말 1.77%에서 2022년 말 2.32%, 2023년 9월 말 3.37%로 차츰 높아졌다.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2019년 말 이후로 120% 이상을 유지하면서 손실흡수능력을 안정적으로 가져갔다. 2023년 9월 말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140%를 보였다.


이처럼 애큐온캐피탈이 양호한 수준의 자산건전성을 보여줄 수 있는 배경은 개인신용대출 자산을 적극 정리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건전성이 저하된 개인신용대출에 대해 2022년 하반기부터 신규 취급을 중단하는 등 지속적인 보유자산 매각을 통해 익스포져를 정리하면서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큐온캐피탈은 금리 인상으로 차주의 상환능력이 저하되면서 리스크 부담이 커지자 개인신용대출 자산 관리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에 개인신용대출 자산 규모는 2019년 말 4445억원에서 2021년 말 5132억원까지 늘었다가 2022년 말 3604억원, 2023년 9월 말 970억원으로 가파르게 감소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금융 자산이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떠올라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2022년 4분기 이후 실제 부실발생액이 커지고 있고 비우호적 부동산금융 시장환경에 따른 사업지연, 분양률 저조 등의 사유로 부동산관련 대출의 건전성이 저하가능성이 존재해 건전성 지표의 저하 압력이 내재되어 있다"고 전망했다.



애큐온캐피탈의 경우 전체 영업자산에서 부동산금융 자산(PF대출과 일반기업대출 내 부동산 관련 자산 등)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8%로 파악된다. PF 대출에서 본PF 자산 비중이 높은 점은 긍정적 요인이다. 하지만 선순위 대출 비중이 50% 정도로 높지 않고 비주택사업에서 물류센터 비중이 크다는 점 때문에 부동산PF 부실 우려의 영향권에 놓여 있다는 평가다.


부동산PF는 진행 순서에 따라 브릿지론과 본PF로 나뉜다. 부동산 개발 사업장들은 공사 착공 전 토지매입 등 단계에서 자금이 부족하면 2금융권에서 브릿지론을 통해 돈을 빌린다. 이후 인·허가를 받고 시공사를 선정하면 1금융권에서 토지담보대출로 본PF를 실행한 뒤 브릿지론 자금을 갚는다. 본PF는 브릿지론과 비교해 금리는 낮지만 위험부담이 크지 않다.


애큐온캐피탈은 2019년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 베어링 PEA를 새 최대주주로 맞이한 뒤 기업일반대출, 가계대출 비중을 확대하면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영업자산 비중을 보면 기업대출(부동산 관련 자산 포함)이 35.2%로 가장 많고 PF대출 17.0% 유가증권 15.0%, 개인사업자대출, 주택담보대출 각 11.2% 등 순이다.


자회사 애큐온저축은행이 모회사에 도움을 요청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애큐온캐피탈의 100% 자회사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최근 3년 동안 대출 자산을 공격적으로 불렸는데 2022년부터 부실자산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애큐온저축은행은 대출 자산을 늘리는 과정에서 BIS자기자본비율 하락으로 애큐온캐피탈로부터 자본 수혈을 받았다. 2022년 말 애큐온저축은행의 BIS비율은 10.9%까지 하락했고, 이를 방어하기 위해 애큐온캐피탈은 작년 5월에 애큐온저축은행이 발행한 상환우선주 500억원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지원했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자회사인 애큐온저축은행의 실적 저하로 지원 부담이 확대될 경우 애큐온캐피탈의 재무안정성이 저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기사
캐피탈사 리스크 점검 8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