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리그테이블]
부동산
금리 직격탄, 조단위 빅딜 실종
상업용부동산 거래액 24%↓…오피스 거래 최고액 '판교 알파돔타워'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2일 07시 1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2023년 상업용부동산 시장은 전년에 비해 거래 규모가 20% 감소하고 조 단위 대형 거래도 자취를 감췄다. 부동산시장이 침체하고 시중금리는 꾸준히 상승하면서 거래 대금을 조달해야 할 기관투자가 등 시장 참여자들의 부담이 커진 게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2일 '딜사이트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상업용부동산 거래액은 17조3574억원으로 전년(22억8079억원) 대비 23.9% 감소했다. 상반기 거래액은 2022년 14조1863억원에서 2023년 10조4273억원으로 26.5%, 하반기 거래액은 6조9301억원으로 전년 동기(8조6215억원) 대비 19.6% 감소했다. 금리 상승으로 침체된 시장 분위기가 거래액에 반영됐다는 게 관련 업계의 평가다.


특히 일반 기업 등 전략적 투자자(SI)의 자산매각이 다수 관찰됐다. 업황 침체로 경영여건이 어려워지자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선 것이다. 기업이 매각한 자산은 자산운용사 등 자금사정이 비교적 여유로운 기관투자가 포트폴리오로 편입됐다.


◆ SK하이닉스 수처리센터 연간 최고액…유동성 보강 목적


2023년 거래액 기준 상위 10개 상업용부동산 거래를 살펴보면 일반 기업 등 전략적투자자(SI)가 매각 주체로 등장한 거래는 3건으로 집계됐다. 최고 거래액을 기록한 부동산은 SK하이닉스가 매각한 수처리공장이다. 이를 매입한 건 SK리츠로 SK하이닉스로부터 총 1조1200억원을 매입 대금으로 투입했다.



SK하이닉스 수처리장은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일원 36개 필지에 위치한 대지면적 4만6144㎡, 연면적 14만6714㎡의 건물이다. SK리츠는 자(子)리츠 클린인더스트리얼리츠를 앞세워 물건을 매입했다. 거래 종결일은 9월25일이다.


SK리츠는 해당 부동산 매입을 위해 매입 대금(1조1200억원)의 대부분을 차입금으로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했을 때 발생할 지분희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클린인더스리얼리츠는 SK리츠 출자금과 투자자 대상 우선주 발행으로 총 4000억원 규모의 자기자본을 확보했고 3360억원을 3개월 만기, 연 4%대 중반의 금리로 단기사채를 발행해 조달했다.


전세계 반도체시장 불황으로 적자에 시달리고 있던 SK하이닉스는 1조원 이상의 유동성 확보에 성공했다. 다만 앞으로 10년 동안 매년 717억원의 임차료를 SK리츠에 납부해야 한다. 임차보증금은 1434억원이다.



부산도시가스와 성남시도 보유 부동산을 자산운용사에 매각했다. 성남시가 매각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641 일원 주차장 부지는 2023년 3월 NC다이노스 컨소시엄이 회사 신사옥 건설을 위해 8379억원을 지불하며 새 주인이 됐고,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SK그룹의 계열사 부산도시가스는 사옥과 인근의 대형할인매장 부지 등 개발용지로 활용 가능한 땅을 5월 큐브광안피에프브이에 약 6500억원을 받고 매각했다. 큐브광안피에프브이는 대우건설이 주요 출자자로 참여한 프로젝트금융회사(PFV)다. 대우건설은 대형 시행사 DS네트웍스와 지분을 출자해 해당 부지를 사들였다. 대우건설이 출자한 자금 15억원은 당시 전체 자본금의 30%를 차지했다.


SI가 유동성 확보 등을 위해 내놓은 자산은 자연스럽게 자산운용사 등 금융권의 자산 포트폴리오로 편입됐다. 코로나19 확산과 국내기준금리 상승 등 악재가 겹쳤지만 상대적으로 자금사정에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시장 내 불확실성이 여전하지만 향후 자산가치 상승의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국내 부동산시장은 외국에서도 저평가가 여전한 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 매력이 충분한 만큼 자금력이 충분한 회사들은 오히려 부동산 매입에 적극적인 모습"이라고 전했다.


◆ 판교 알파돔 타워, 투자 목적 부동산 거래 중 최고액


투자 목적의 부동산거래 중 최고액으로 꼽히는 물건은 판교 알파돔타워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로 152 일원에 위치한 지하 7층~지상 15층, 대지면적 5929.7㎡, 연면적 8만7901.58㎡ 규모의 오피스 빌딩이다.


판교 알파돔타워 전경. (제공=성남시)

당시 매각 자문은 존스랑라살(JLL)코리아가 맡았다. 인수자 삼성SRA자산운용은 4월19일 원 소유주 '미래에셋맵스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신탁63호'에 7284억원을 납입 완료하며 2023년 매각가 최고액을 기록한 오피스의 새 주인이 됐다.


알파돔타워는 판교라는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춘 오피스 부동산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매각 당시 공실률은 3%에 불과했고 현재도 ▲카카오T비즈니스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모빌리티 등 카카오의 계열사가 입주해 있어 향후 임차수요 역시 꾸준할 전망이다.


부동산시장 침체 분위기에도 우수한 입지조건 덕분에 6개 회사가 입찰에 참여했다. 참여한 회사는 ▲이지스자산운용 ▲코람코자산운용 ▲삼성SRA자산운용 ▲IKR(이지스투자파트너스와 KKR의 합작법인) ▲캐피탈랜드 ▲외국계 사모펀드 운용사 에이앤더블유 등으로 알려졌다. 


알파돔타워 입찰 당시 금리상승의 여파로 시장 불안감은 절정을 찍고 있었다. 일각에선 다른 부동산의 매각에 참여했음에도 알파돔타워의 성공적인 거래 종결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알파돔타워 매각이 얼어붙은 시장에 훈풍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2023년 상업용부동산 시장은 사실상 1조원 이상 규모 거래가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그나마 알파돔타워가 5000억원 이상의 매각가를 기록해 시장의 위안거리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거래량 규모는 전년 대비 선방한 것으로 보이며 2024년 하반기께 시장 회복의 조짐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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