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금융지주 전환
'웰컴캐피탈 고배' 수협銀, 언제쯤 M&A 나설까
속도전 보다 신중론 앞서…'올해 임기 만료' 강신숙 행장, 연내 성과 도출 필요 관측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5일 11시 1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신숙 Sh수협은행장은 2023년 초 수협금융지주 설립을 공식화했다. 2022년 11월 취임 후 내실과 외형 성장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수협은행의 비약적 발전을 이끈 힘이 원동력이었다. 하지만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한 비은행 자회사 인수 작업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계획대로라면 2023년까지 마무리했어야 할 자회사 인수가 불안한 시장환경과 적정 인수 후보 확보에 애를 먹으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딜사이트에서는 수협은행의 지주사 전환 과정을 중간 점검하고, 첫 단추인 자회사 인수를 위한 과제가 무엇인지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제공=Sh수협은행

[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Sh수협은행이 연내 금융지주회사 전환 달성을 목표로 내걸었던 만큼 인수합병(M&A)에 언제쯤 나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M&A 추진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면서 증권·운용·보험·캐피탈 등 2금융권 매물이 두루 거론되고 있어서다. 특히 금융지주사 전환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강신숙 수협은행장의 임기가 올해 만료된다는 점에서 연내 M&A 성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다만 수협은행은 올해 들어 시장의 예상과 달리 '속도전' 보다 '신중론'에 무게를 두고 움직이고 있다. 당초 9부 능선을 넘었던 것으로 알려졌던 웰컴캐피탈 M&A가 최종 단계에서 무산돼 다시 매물 탐색부터 시작해야 하는 상황 탓으로 풀이된다. 


웰컴캐피탈 인수 무산금융지주 전환 필수 요건 'M&A'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중앙회는 수익성 제고를 위해 금융지주 설립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사실상 은행을 제외하면 이익 창출력을 갖춘 자회사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비금융 자회사로 수협개발과 수협사료, 수협유통, 수협노량진수산 등을 두고 있지만 어업인 지원에 초점이 맞춰진 탓에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도 한몫했다.


방식은 실질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수협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사 설립이다. 금융지주 전환 로드맵에 따르면 수협중앙회는 자회사인 수협은행에 자산운용과 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를 두기로 했다.


이처럼 수협금융지주 설립을 추진할 수 있었던 이유로 강 행장 취임 후 비약적으로 늘어난 수익성을 꼽을 수 있다. 2022년 공적자금 상환을 마무리한 후 수익을 내부유보금으로 쌓을 수 있는 여력이 생긴 점도 영향을 줬다.


특히 강 행장은 금융지주사 전환을 위한 첫 단추로 은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자산운용사나 캐피탈사를 인수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M&A 시장에서 이례적으로 시점도 밝혔는데 지난해 말까지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실제로 수협은행의 첫 금융 자회사 후보로 웰컴캐피탈이 떠올랐다. 시장에 나온 여러 매물 중 웰컴캐피탈을 선정,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것이란 얘기가 돌았다. 수협은행 내부에서도 작년 말이나 늦어도 올해 초 인수 작업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행장이 당초 밝혔던 연내 딜 클로징 계획도 적정한 시기에 마무리된다는 데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올해 수협은행이 돌연 인수 의지를 철회했다. 시장에서는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가격 눈높이 차이가 결정적인 딜 결렬의 이유가 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웰컴 측이 제시한 금액을 수협은행 측이 받아들이지 못했고, 결국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 웰컴캐피탈을 비롯해 자회사인 웰컴자산운용까지 매각 대상이었지만 수협은행은 캐피탈만 인수하려고 했던 것도 협상이 무산된 주요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된다.


 연내 마무리? 향후 M&A 시나리오는


시장에서 수협은행의 인수 후보로 또 거론된 곳은 유진자산운용이다. 운용자산(AUM) 8조원으로 웰컴자산운용보다 덩치가 더 크다. 다만 유진자산운용의 경우 양 사 모두 크게 부인하며 인수설을 일축시키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수협은행이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수협중앙회로부터 출자받은 금액이 200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자회사 인수에 사용할 자금 규모 역시 이를 넘기지 않는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차후 증권사 증권사 인수까지 고려하면 캐피탈과 자산운용사 인수에 너무 많은 금액을 사용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인수를 추진했던 웰컴캐피탈과 웰컴자산운용의 경우 순자산이 각각 약 1000억원, 200억원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고려했을 때 총 1300억원 정도를 책정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검토하고 있는 인수 대상에 대해 현재로서는 알려주기 힘들다"며 "M&A 추진실에서 지속적으로 인수 대상 물색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수협은행의 자회사 인수 작업이 해를 넘기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이를 진두지휘하는 강 행장이 올해로 임기가 만료되서다. 연임 가능성도 나오지만, 이를 위해서는 당초 인수 우선순위로 밝혔던 캐피탈사나 자산운용사 중 한 곳이라도 자회사로 두는 성과를 보일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수협은행과 최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회사는 물론 인수 대상의 건전성 등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점에서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힘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인수대상으로 검토 중인 자산운용사, 캐피탈사 업황이 좋지 못한데다 고금리와 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수협은행은 인수 목표 시기에 대해서도 밝히기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까지 마무리 짓겠다고 밝혔던 자회사 인수가 해를 넘기게 되면서 여러 말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수협은행이 금융지주 전환을 위한 자회사 인수 로드맵 계획을 너무 구체적으로 시장에 밝히면서 협상 테이블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 때문에 수협은행은 인수 대상 선정을 비롯해 관련된 모든 과정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시장 상황 악화로 인수 대상을 선정하는 데 더욱 심사숙고하고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며 "과거 인수 계획을 자세히 밝혔지만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여러 말이 나왔던 것을 고려해 현재는 최대한 외부에 알리지 않고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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