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메모리 부진
3나노, 대형 고객사 유치 필요
③지난해 TSMC와 수주 경쟁 밀리며 파운드리 사업 주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07일 18시 2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7일 '삼성 AI 포럼 2023'에서 온라인으로 개회사를 진행하고 있다. (제공=삼성전자)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파운드리 사업에서 연간 최대 수주 실적을 달성했지만 실적에서는 90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하면서 수익성 높은 대형 고객 유치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4나노미터(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에서는 수율이 올라오면서 대형 고객들을 일부 유치하고 있지만 3나노는 아직 불안정해 대형 고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올해는 중소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의 시제품 멀티프로젝트웨이퍼(MPW) 제작 등을 통한 수주 규모 확대도 중요하지만 수익성을 높일 대형 고객 유치도 이뤄져야 한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3나노 수주에 잇따라 실패하며 대만 TSMC와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노리고 있던 퀄컴 '스냅드래곤8 4세대' 3나노 공정이 TSMC로 넘어가게 되면서 3나노 전쟁에서의 입지가 좁아졌다. 이외에도 AMD의 코드명 프로메테우스(Prometheus) 젠(Zen)5C 서버용 칩도 TSMC의 3나노 공정으로 제조될 가능성이 크다. 일부 물량은 삼성전자의 4나노 공정을 이용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물량이 어느 정도가 될지는 미지수다.


인텔의 '루나레이크 플랫폼' CPU 칩렛도 TSMC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TSMC의 3나노 공정 파생형 중 하나인 'N3B'으로 제조할 것으로 보인다. TSMC는 N3, N3E, N3P, N3X 등 여러 3나노 파생 공정을 선보이며 고객사 수요에 맞춰 다양한 기술적 특성과 성능, 가격대로 나누어진 파운드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TSMC가 이처럼 3나노에서 대거 수주 성과를 내면서 지난해 이 회사는 처음으로 세계 1위 반도체 매출 기업이 됐다. 투자기관 트라이오리엔트인베스트먼트에 의하면 TSMC 매출은 지난해 기준 약 693억달러(약 92조원)다. 이는 인텔(542억3000만달러)과 삼성전자(509만9000억달러)를 제쳤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TSMC와 삼성전자의 고비용 3나노 제조 공정이 매출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TSMC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57.9%로 1위다. 이어 삼성전자 점유율 12.4%, 글로벌파운드리 6.2%, UMC 6%, SMIC 5.4% 순이다.


삼성전자도 4나노에서는 수율이 70%대까지 오르면서 고객사가 늘고 있다. 지난해 테슬라의 5세대 자율주행차 칩 HW5.0을 수주했다. 구글의 스마트폰 픽셀 8시리즈에 탑재된 텐서 G3 프로세서와 픽셀 9시리즈용 텐서 G4 칩도 삼성전자의 4나노 공정을 이용 중이다.


하지만 아직 3나노 공정에서는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도입한 GAA(게이트 올 어라운드) 기술이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고객사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고객사들이 TSMC의 3나노 핀펫(FinFET) 공정이 수율이나 안정성 측면에서 낫다고 판단한 셈이다.


다만 올해 삼성전자가 갤럭시S24에 4나노 공정으로 만들어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인 '엑시노스 2400'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면서 4나노에서는 고객사 확보에 힘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이번 실적발표회에서 익명의 고객사를 상대로 2나노 AI 가속기 칩 과제를 수주했다고 밝히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삼성전자가 2022년 나노 게이트올어라운드(GAA) 양산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발표한 후 고객사와 나노 공정을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I 가속기는 AI를 구현하고 실행하기 위해 각종 정보 처리와 연산에 특화된 하드웨어 장치를 의미한다. 크게 GPU(그래픽처리장치)와 NPU(신경망처리장치)로 나뉜다. 업계에서는 엔비디아, AMD 등 대형 고객사 중 하나로 보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에서 TSMC와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3나노를 뛰어넘어 2나노에서 TSMC와 본격 경쟁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최근 파운드리 시장에 뛰어든 인텔도 2나노 시대를 준비 중이다. 2나노 공정은 1위 TSMC와 추격차 삼성전자로 나눠진 현재 파운드리 시장 구도를 흔들 수 있는 승부처로 여겨진다.


실제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5월 대전 카이스트에서 열린 강연에서 "2나노 공정에 승부수를 던져 5년안에 TSMC를 잡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냉정히 얘기하면 4나노 기술력은 우리가 TSMC에 2년 정도 뒤처졌고, 3나노는 길이 다르지만 (경쟁력 차원에서) 1년 정도 뒤처진 것 같다"며 "다만 2나노로 가면 TSMC도 게이트올어라운드(GAA)로 갈 텐데, 그때가 되면 TSMC와 같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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