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반대매매 리스크
김정근 오스코텍 대표, 주담대 유지비율 1000%
대신증권, 리스크 관리 차원서 요청…120~160%가 일반적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9일 15시 4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초부터 엔케이맥스발 주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반대매매로 제약바이오업계와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막대한 연구개발비와 운영자금 등의 조달을 위해 유상증자와 메자닌 발행에 이어 주담대에 기댔던 제약바이오기업들에게 반대매매 공포가 현실화한 것이다. 문제는 채권자들이 주담대 연장 시 담보유지비율이나 이자율 등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기업들의 이자 부담 증가는 물론 추가 담보를 제공하지 못할 경우 반대매매 사태가 또 불거질 수 있는 위기 상황이다. 이에 제약바이오업계의 주담대 현황 및 향후 전망에 대해 살펴본다.


김정근 오스코텍 대표 주담대 현황(출처=전자공시시스템)

[딜사이트 최광석 기자] 김정근 오스코텍 대표이사의 주식담보대출(이하 주담대)에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담보유지비율이 무려 1000%에 달하는 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최근 증권사들이 주담대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유지비율을 과도하게 높게 설정했다는 분석이다. 


19일 딜사이트 취재 결과, 2월8일 기준 김 대표는 오스코텍 주식 57만1395주를 4개 증권사에 담보로 맡겼다. 주담대 계약은 총 4건으로 대출금은 25억원이다. 김 대표 보유주식 476만3955주(12.5%) 중 12.0%를 담보로 설정한 셈이다.


주담대 내역을 살펴보면 ▲삼성증권 2억원(담보주식 수 1만8019주) ▲하이투자증권 10억원(13만4049주) ▲메리츠증권 5억원(7만2255주) ▲대신증권 8억원(34만7072주)이다. 연이자율은 메리츠증권이 8%로 가장 높고, 대신증권 6.5%, 삼성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이 각각 5.5% 순이다. 김 대표가 1년에 부담하는 이자는 약 1억5800만원으로 추산된다. 2022년 라파스 등기임원 평균 보수는 2억3400만원이다. 


눈길이 가는 부분은 담보유지비율이다. 담보유지비율은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에서 돈일 빌릴 때 주가 하락을 대비해 상당액 이상으로 담보를 유지하도록 정한 비율이다.


김 대표는 대신증권에서 대출을 받으면서 1000%에 달하는 담보유지비율을 설정했다. 최근 금융기관 등의 대출 관리 강화로 담보유지비율이 과거보다 높아졌지만 이를 고려해도 높은 수치다. 담보유지비율은 120~160%가 일반적이다. 김 대표의 경우 주담대를 맺은 하이투자증권 담보유지비율은 166%,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은 각각 250%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담보유지비율은 대출을 제공하는 증권사의 정책이나 대출을 받는 개인의 신용 상태, 그리고 담보가 되는 주식의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며 "다만 증권사가 담보유지비율을 500% 이상 설정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특별한 상황에서만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스코텍 관계자는 "증권사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높은 담보유지비율을 요청했다"며 "회사도 당황스러워 '(유지비율이)너무 높은 것 아니냐'고 이야기를 했지만 (대신증권에서)'어쩔 수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주가가 담보유지비율을 하회하는 점도 눈에 띈다. 삼성증권과 대신증권 대출 주당 담보가치는 각각 1만1100원, 2305원이며, 여기에 담보유지비율 250%, 1000%를 적용하면 기준가는 각각 2만7749원, 2만3050원이다. 회사의 16일 종가는 이보다 낮은 1만9040원에 그쳤다. 


업계에서는 향후 대출 계약 연장 시 증권사들이 대출금 일부 상환 또는 추가 담보 제공을 요청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다만 김 대표 보유 주식 중 담보로 잡히지 않은 물량이 총 주식 수의 88%(419만2560주)에 달한다는 점에서 추가 제공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1998년 12월 설립한 오스코텍은 2007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오스코텍은 바이오신약 연구개발(R&D)을 비롯, 골 이식재 및 기능성소재, 치과용 의료기기, 건강기능식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 


특히 오스코텍은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원개발사인 '제노스코' 모회사다. 회사는 2015년 렉라자 전임상 단계 물질인 유한양행에 기술을 이전하고 15억원을 수령했다. 


이후 유한양행은 렉라자 개발을 이어갔으며 2018년 얀센과 12억5500만달러(약 1조6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유한양행과 오스코텍은 얀센이 제공하는 렉라자 상업화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을 약 6대4 비율로 배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렉라자는 2021년 7월, 2차 치료제로 우리나라 보험급여에 등재했다. 이후 EGFR 활성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로 수행한 다국가 3상 임상시험(LASER301 연구)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무진행 생존기간(PFS) 개선을 확인했다. 유한양행은 이 결과를 토대로 작년 6월 1차 치료제 허가를 따냈으며, 올 1월부터 1차 치료제 급여적용을 받고 있다. 


오스코텍 관계자는 "과거에는 담보비율과 담보유지비율의 의미가 비슷했다. 대신증권 주담대 담보비율이 1000%로 이를 담보유지비율로 오해해 공시했다"며 "이후 대신증권이 '담보유지비율은 200%'라고 안내해 정정공시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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