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리스크 높아진 쌍용C&E, 사모시장 '전전'
회사채 만기 물량보다 적은 현금성자산…금리 높아도 속수무책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8일 18시 1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최근 자기주식 공개매수로 자금소요가 높아진 쌍용C&E에 대해 신용평가사들이 연이어 '부정적' 등급전망을 제시한 가운데, 쌍용C&E가 자금조달 방식을 사모채로 선회했다.


지난해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발생한 데다가 이번 아웃룩 하향조정까지 겹치면서 공모시장을 찾지 못한 모습이다. 쌍용C&E의 사모채 발행금리는 5%대 중반으로, 일반적인 A등급보다 높은 조달비용을 짊어지게 됐다.


◆ 수요예측 미매각 이어 등급전망 하향조정…요원해지는 공모시장 복귀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쌍용C&E는 지난 14일 300억원 규모 사모채를 발행했다. 2년 만기로 금리는 연 5.5% 조건이다. 주관업무는 유진투자증권이 맡았다. 오는 6월 3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데 따른 차환 목적 발행이다.


쌍용C&E는 이를 포함해 9월 1550억원, 10월 400억원 등 올해 총 2250억원의 만기를 앞두고 있다. 쌍용C&E의 현재 회사채 신용등급은 A0(부정적·부정적검토)이다.


쌍용C&E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확산, 2022년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금융시장이 얼어붙은 시기를 제외하면 2019년부터 매년 공모시장을 찾아 자금을 조달하던 정기 이슈어(issuer)였다. 지난해 4월에도 공모채 발행을 통해 1000억원 규모 자금조달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해 공모채 수요예측 당시 투자수요가 400억원에 그치면서 미매각이 발생, 이후 1년 가까이 공모시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신용등급 아웃룩이 '부정적'으로 하향조정되면서 크레딧 리스크까지 높아졌다.


지난달 한국기업평가가 쌍용C&E의 등급전망을 '부정적 검토'로 조정한 데 이어 이달 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가 각각 '부정적' 아웃룩을 부여한 것이다. 최대주주인 한앤코시멘트홀딩스가 쌍용C&E를 완전자회사로 편입시키기 위해 최근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쌍용C&E가 3350억원의 자기주식 공개매수 자금을 투입하면서 재무부담이 확대된 탓이었다.


그간 최대주주에 대한 쌍용C&E의 배당 부담이 컸던 만큼 완전자회사 편입에 따른 추가 배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됐다.


최한승 한국기업평가 실장은 "한앤코시멘트홀딩스 현금창출력의 근간은 쌍용C&E 배당"이라며 "쌍용C&E로부터 수취한 배당재원을 통해 매년 출자자들에게 유상감자를 통한 출자금 환급을 단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완전자회사 편입 이후 모회사 재무지원 확대를 위한 배당성향의 추가 확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 현금성 자산으로 만기 대응도 어려워…치솟는 가산금리


쌍용C&E의 크레딧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조달비용도 치솟는 모습이다. 이번 사모채 2년물 금리(5.5%)는 지난해 4월 공모채 발행 당시 2년물 금리(5.143%)보다 35.7bp(1bp=0.01%포인트) 높아졌다. 같은기간 A0 등급 2년물 민평금리가 4.7%에서 4.4~4.5% 수준으로 낮아진 것과 대비된 흐름이다.


쌍용C&E의 신용등급보다 1노치(notch) 낮은 A- 등급의 2년물 민평금리도 4.8% 수준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쌍용C&E의 이번 발행금리는 1노치 등급 강등 이상의 가산금리가 요구된 것이다.


쌍용C&E로서는 조달비용이 커지더라도 외부 차입을 이어가야만 하는 점이 뼈아픈 대목이다. 자체 상환여력이 부족한 탓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쌍용C&E의 현금성자산은 1384억원에 그쳐 연내 회사채 만기도래(2250억원) 규모에도 미치지 못한다. 종합해 보면 쌍용C&E는 자기주식 매입 등 자금소요에 따른 재무 부담과 함께 ▲추가적인 배당 압력 ▲크레딧 리스크 확대에 따른 시장성 조달 위축 ▲조달비용 확대에 따른 이자 부담 등 '4중고'에 처한 형국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쌍용C&E가 공모채 수요예측 과정에서 투자수요를 모으지 못한 데는 과도한 배당정책으로 현금 유출이 지속되는 데 대한 기관투자가들의 반감이 작용했다"며 "올해도 쌍용C&E에 대한 최대주주의 '마른수건 짜기'가 이어지면서 시장의 투심은 악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사모펀드가 최대주주인 지배구조가 쌍용C&E의 신용도 전반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최대주주의 차입부담이 쌍용C&E로 전이될 가능성 등에 대해서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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