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아 체제 카카오
칼끝, 적자 행진 계열사 향할까
①엄격한 계열사 관리 예고…노조 "폐쇄적 의사결정 구조라 효용성 있을지 의문"
이 기사는 2024년 02월 21일 15시 3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신아 카카오 신임 대표 내정자 (제공=카카오)


[딜사이트 김가영 기자] 정신아 카카오 CA(Corporate Alignment)협의체 의장이 카카오 대표이사 선임을 앞두고 있다. 사법리스크와 내부갈등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한 가운데 업계는 정 대표가 가장 먼저 카카오 계열사들의 수익성 제고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가 역대 최대 매출을 올리고도 적자전환 한 원인이 계열사의 부실 경영 때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어서다.


카카오는 지난해 12월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정 대표는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의 표결을 거쳐 카카오 대표직에 선임될 예정이다. 현재 정 대표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와 함께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의 공동 의장을 맡고 있다.


카카오는 이미 정 대표를 앞세워 계열사 관리에 칼을 빼 들었다. 기존에는 계열사별 자율경영 기조를 이어왔지만 지난해부터는 CA협의체를 통한 중앙집중 경영 체제로 탈바꿈 했다. 앞서 CA협의체는 지난 13일 회의를 열고 계열사를 엄격히 관리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카카오,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뱅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페이 등 6개 협약 계열사가 최종 의사결정을 하기 전에 CA협의체 각 위원회의 리스크 검토를 받고, 준법과신뢰위원회 보고를 거치는 원칙도 수립했다.


카카오가 이처럼 계열사 관리를 강화하고 나선 이유는 수익성 악화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실제 이 회사는 지난해 연결기준 8조1058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 감소한 5019억원을 기록했고, 순이익은 마이너스(-) 1조4971억원으로 적자전환 했다. 


반면 별도 기준으로 보면 본체인 카카오의 성장세는 뚜렷했다. 카카오톡이 광고 및 커머스를 통해 꾸준히 성장하면서 카카오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7% 늘어난 2조6262억원, 연간 영업이익은 5% 증가한 5674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순이익은 2924억원으로 같은 기간 81.9%나 급감했는데, 이는 2022년 두나무 주식 처분으로 순이익이 1조5760억원 인식된 기저효과 때문이다. 즉 일회성 이슈를 제외하면 순이익도 약 7배(413억원→2930억원)나 급증했던 셈이다.


업계는 이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타파스·멜론·기타 스튜디오 등)와 카카오게임즈(라이온하트) 등 계열사에서 1조3884억원의 영업권 손상과 PPA 무형자산 손상차손 2703억원을 인식하면서 막대한 순적자를 기록한 만큼 정 대표가 이들 회사에 대한 사업 구조조정을 우선적으로 단행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앞서 CA협의체를 만들어 계열사에 대한 강도 높은 내부 통제에 들어간 데다, 3월 카카오 주주총회에서는 카카오 대표이사와 더불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의 대표 교체도 예정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인건비와 마케팅비 등 주요 고정비의 효율화를 통해 계열사 실적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며 "올해 인력 효율화와 보수적인 채용 기조를 이어갈 것이며, 마케팅비 역시 신규 게임과 같은 마케팅 확대가 필요한 서비스를 제외하면 신중하게 집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정신아 대표 체제가 되더라도 크게 바뀌는 게 없을 것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폐쇄적 의사결정 구조로 인해 직원들에게는 어떠한 정보도 공유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카카오 노조 관계자는 "카카오는 폐쇄적으로 의사를 결정한다는 특징이 있다"며 "경영 쇄신을 어떻게 진행하고 있는지, 인사가 앞으로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지에 대해서도 공유되는 이야기가 없어 직원들은 회사가 나아갈 방향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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