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證, PF발 신용등급 위기…김병영 대표 '책임론'
'순이익 1000억 달성', 단기 성과 몰두…논란 속 연임 성공, 지주사 평판도 '위험'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1일 08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병영 BNK투자증권 대표이사


[딜사이트 전경진 기자] BNK투자증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신용등급 조정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김병영 대표의 '책임론'이 거론되고 있다. 임기 내 단기 성과에 급급해 고위험-고수익 사업에만 힘을 실었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김 대표가 연임을 염두에 둔 무리한 행보를 보였고, BNK금융지주 역시 계열사의 무리한 사업 확장을 용인했다는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 지주사 지원에 고위험-고수익 드라이브...신용등급 위기 초래


21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BNK투자증권은 대주주(지분율 100%)인 BNK금융지주로부터 지금까지 총 6차례에 걸쳐 유상증자를 받았다. 2015년, 2016년에 이어 2018~2021년 잇따라 지주 지원을 받은 것이다.


지주사의 지원은 2019년 김병영 대표 취임 전후로 집중됐다. 지금까지 유상증자를 통해 총 6800억원을 지원 받았는데, 이 중 88%(6000억원)가 2018~2021년 이뤄진 것이다.


김 대표는 BNK금융지주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고위험-고수익'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실제 2018년 총위험액은 393억원에 불과했는데, 지난해 기준 2941억원으로 무려 7배 이상 커졌다. 총위험액은 증권사가 영업과정에서 입을 수 있는 손실액을 집계한 금액이다. 자산 가격 변동, 거래상대방 채무불이행 등을 고려해 수치를 산출한다.


특히 김 대표는 부동산PF 사업에 공을 들였다. 이는 우발채무 증가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18년 400억원에 불과했던 우발채무는 2022년 5062억원(유동화증권 매입분 포함시 7135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부동산PF 관련 익스포저(대출금, 사모채 등 포함)를 모두 추산한 금액은 무려 7570억원에 달한다.


고수익을 노린 점은 PF 자산의 면면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변제순위가 낮은 중·후순위 약정 비중이 87.9%에 달하고, 브릿지론 비중도 전체 45.2%로 경쟁사(자기자본 3조원 이하, 19.3%) 대비 2배 이상 높다.


출처 = 한국기업평가

이런 고수익 추구형 사업 전략은 결국 부작용을 낳았다. 현재 BNK투자증권은 신용등급 및 등급전망 조정 위기에 놓이게 된 것이다. PF 부실 여파로 대손비 부담이 커지면서 재무건전성과 수익성 모두 악화된 탓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PF 위주로 사업을 빠르게 키우면서 건전성과 수익성 모두 악화되는 상황을 맞았다"며 "부동산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히 큰 데다, BNK투자증권의 PF 채무 면면을 보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위험한 수준이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연임 염두에 둔 사업확장 행보...BNK지주 책임론


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임기 내 단기 성과 올리기에 급급해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9년 당시 김지완 전 BNK금융지주 회장이 외부에서 영입해온 인사로서, 대내외적으로 실적 성과를 보여야하는 부담을 떠안고 있는 탓에 경영적 무리수를 뒀다는 것이다. 김 대표와 김 전 회장은 과거 현대증권(현 KB증권)에서 함께 일한 인연이 있다.


시장에서는 김 대표가 무리한 경영 목표를 제시한 점도 실책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표 취임식에서 '자기자본 1조원, 순이익 1000억원' 달성'을 경영 목표로 제시하면서, 내부적으로 실무진들이 영업 압박을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해당 경영 목표는 2021년 달성됐지만, PF 부실로 2022년 순이익이 598억원으로 반토막 나면서 '반짝 성과'로 끝나기도 했다. 김 대표가 본인의 연임을 염두에 두고 무리한 경영 목표치를 잡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 이유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대표이사가 나서서 경영 목표를 수치로 밝히게 될 경우, 내부 구성원들은 어떻게 해서든 공약을 달성해야 한다는 무형의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결과적으로 이런 내부 분위기 속에서 PF 등 '고위험-고수익' 사업들이 무리하게 추진된 모습"이라고 말했다.


빈대인 BNK금융 회장. (사진=BNK금융 제공)

일각에서는 BNK금융지주의 책임론도 거론되고 있다. PF 부실 및 신용등급 위기에도 불구하고 올해 김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 탓이다. 빈대인 회장이 새로 취임한 올해 BNK금융지주 계열사 중 연임에 성공한 인물은 김 대표가 유일하다. 결국 김 대표가 올해 BNK투자증권의 사업 및 재무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 지 시선이 집중된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BNK투자증권의 사업 및 재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지주 차원에서 향후 추가 유상증자에 나서는 식으로 지원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며 "이런 경우에도 BNK금융지주는 계열사 부실을 사전에 관리하지 못했다는 시장의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