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석 금투협회장 "비트코인 현물 ETF, 현재는 못 해"
"환경 갖춰지면 거래 가능하도록 지원"…증권사 법인지급결제 등 추진 예정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3일 13시 4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2024년 금융투자협회 출입기자단 신년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제공=금융투자협회)


[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이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와 관련해 현행법을 지켜야 한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다만 관련 환경이 갖춰진다면 곧바로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서 회장은 2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2024년 금융투자협회 출입기자단 신년간담회'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을 받자 "일단은 법에 어떻게 되어 있는지 중요하다"며 "현재로서는 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10일 비트코인 현물 ETF 11개의 미국 증시 상장 및 거래를 승인했다. 그러자 금융위원회는 11일 국내 증권사에서 해외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중개하는 것은 가상자산에 대한 정부의 기존 입장 및 자본시장법을 어길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서 회장은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자산을 어떻게 규정할지에 대한 논의가 선진국 중심으로 많이 이뤄지고 있다"며 "비트코인 현물 ETF를 상품으로 규정한 나라도 있고 실질적 거래를 용인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진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관련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당국도 그렇다고 보고 있다"며 "그런 과정을 거쳐 당국과 협의하고 준비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여지를 열어뒀다.


아울러 비트코인 현물 ETF의 필요성이 점점 높아지면 법에 정해져 있는 부분을 개정하거나 유권해석하는 등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 회장은 "자본시장법 개정이나 디지털자산법 등 추가적인 법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그런 부분의 지원 등을 통해 (비트코인 현물 ETF가 거래될) 환경이 만들어졌을 때 늦춰지지 않고 거래가 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최근 공모펀드 활성화 대책으로 공모펀드도 ETF(상장지수펀드)처럼 증시에 상장해 거래할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서 회장은 "공모펀드 나름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방안으로 금융위와 협회가 논의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운용사마다 대표 공모펀드가 있는데 이런 공모펀드가 상장된다면 새 상품을 상장했을 때보다 LP(유동성공급자) 의존도가 많이 떨어진다"며 "ETF를 하지 않는 운용사가 운용에 진심이라면 (공모펀드 상장은) 레벨업을 할 수 있는 좋은 제도"라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증권사의 법인지급결제를 지속해서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법인지급결제는 월급 송금처럼 기업 자금이 지급결제망을 통해 지급되고 결제되는 것을 말한다. 현재는 증권사에 법인지급결제가 허용되지 않고 있다.


서 회장은 "지금 상태에서는 증권사의 법인지급결제에 필요한 여러 제도나 지급결제 안정성 측면에서 많은 부분이 준비되면서 제도가 바로 시행되어도 무리 없을 정도로 컨센서스가 형성됐다"며 "금융위와 대화의 물꼬를 터서 논의가 중단된 부분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의 지난 1년 성과로는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에 관련된 단기 유동성 안정을 들었다. 그는 "부동산 PF와 관련해 2022년 말부터 운영 중인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매입 프로그램'을 2025년 2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하면서 자금 경색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됐다"며 "부동산 문제가 안정화될 때까지 프로그램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 회장은 BDC(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 도입 준비도 성과로 꼽았다. BDC는 비상장주식, 벤처기업 등에 투자할 수 있는 공모펀드를 말한다. 서 회장은 "2024년 언제라도 국회만 열리면 BDC 법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가 다 되어 있다"고 자신했다.


서 회장은 '디딤펀드'라는 자산배분형 연금펀드 브랜드를 통해 국민의 자산 형성을 돕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하반기쯤 디딤펀드라는 브랜드로 개별 자산운용사에서 자산배분펀드를 출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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