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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빡빡해진 유동성…올해는
지난해 차입금 3조 급증…올해도 대형 M&A로 유동성 여의치 않을 전망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2일 08시 4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는 20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5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DX부문장 한종희 부회장과 DS부문장 경계현 사장이 각 사업부문별 경영전략에 대해서 주주들에게 설명했다. (제공=삼성전자)


[딜사이트 김민기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 업황 악화로 현금성자산이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자 장·단기 차입금을 급격히 늘렸다. 여전히 연결기준 92조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본사 현금만으로 설비투자와 배당을 해왔던 만큼 자금 압박으로 차입금을 늘리게 됐던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역시 유동성이 여의치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반도체 업황 반등에 따른 유입되는 현금을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대형 M&A(인수합병)에 나설 경우 자회사 등에서 현금을 끌어다 써야 할 것으로 전망돼서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별도기준 단기차입금은 5조6252억원이다. 3분기 2조4327억원 대비 3조1924억원(131%) 급증한 수치다. 2022년 2조3815억원 대비로도 3조2437억원이나 많다.


단기차입금은 우리은행 등에서 받았으며 매출 채권을 담보로 한 담보부차입금이다. 연 이자율은 0~17.3%다. 단기차입금은 1년 이내에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으로 4분기 갑자기 늘어난 것은 지난해 현금이 줄어들면서 현금 확보가 필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말 별도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6조1115억원으로 3분기말 10조55408억원 대비 크게 줄어들었다. 연결기준으로도 91조1989억원으로 2022년말 114조4812억원 대비 20조원 가량 줄어들었다.


삼성전자의 연결기준 현금은 미국·중국 등 해외법인과 삼성디스플레이 등 자회사에 분산돼 있다. 하지만 그동안 삼성전자의 투자와 배당은 본사에서만 진행돼 왔다. 이에 올해 본사 현금이 줄어들면서 단기 차입금이 늘어난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부족한 현금은 삼성전자가 지난해 3분기 해외 법인과 자회사로부터 29조4906억원의 역대 최대 수준의 배당금 수익을 받아 채웠다.


단기차입금이 늘어난 것은 매출채권 팩토링 규모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는 해외에서 매출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환율변동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에 매출채권을 담보로 현금을 받는 차입 거래를 통해 이를 리스크 헷지(Risk Hedge) 한다. 삼성전자는 환율 5% 변동으로 인해 2000~2500억원의 당기 손익이 오르락내리락 한다.


삼성전자 역시 공시를 통해 "통화별 자산과 부채규모를 일치하는 수준으로 유지하여 환율변동 영향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일부 발생된 환포지션은 채권매각, 선물환 등을 활용해 환변동영향을 축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기차입금은 22조9020억원으로 이는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에 빌린 21조9900억원이 대부분이다. 이자율은 4.6%다. 나머지는 리스부채로 9210억원(이자율 2.9%)다. 삼성전자는 올초 이사회 결의를 통해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운영자금 용도로 20조원을 장기차입하기로 결정했다. 반도체 투자를 위한 재원 확보 차원이다. 올해도 삼성디스플레이의 배당금을 늘리는 방식으로 자회사로부터 현금을 대거 들여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올해 삼성전자는 M&A에 대거 현금성 자산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은 20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M&A는 많은 사항이 진척돼 있다"며 "조만간 주주들에게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부회장은 지난 1월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4' 기자간담회에서도 "올해는 (대형 M&A) 계획이 나올 것으로 희망한다"고 말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14일 이사회를 열고 인수 총액 80억달러(약 9조원)에 미국 전장전문기업 하만을 인수하기로 의결한 바 있다. 국내 기업의 해외기업 M&A 사상 최대 규모의 딜이었다. 이에 올해도 하만 인수 수준의 거대 M&A가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크다. 최근 전장 강화를 위해 독일 콘티넨털 사업부(ADAS) 인수를 검토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이 콘티넨털 ADAS 사업부를 인수한다면 인포테인먼트 중심의 전장 사업이 고성능 컴퓨팅 칩 분야로 확장할 수 있다"며 "엑시노스 오토를 비롯한 커스터마이징된 맞춤형 오토 칩 생산 확대가 가능해 향후 삼성 파운드리 사업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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