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글로벌, '풍력발전' 키우기…건설침체 돌파구
유통 분할 후 건설부문 의존도↑…이익 다각화 과제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7일 16시 3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과천 코오롱타워 전경. (제공=코오롱글로벌)


[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코오롱글로벌이 유통부문 분할 이후 건설부문 실적 의존도가 심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회사 전체 실적에서 건설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지만 건설업황 악화가 겹치면서 이익 부진에 빠진 모양새다.


코오롱글로벌은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해 건설경기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는 리스크를 낮추고 수익다각화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몰린다.


17일 코오롱글로벌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연결기준 지난해 연간 매출은 2조6635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4% 늘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128억원으로 전년 대비 92.3% 줄었고, 당기순손실은 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코오롱글로벌은 매출 증가에도 영업이익이 줄고 순손실을 본 이유를 두고 "지속적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등 상승 영향으로 건설부문 이익이 감소한 탓"이라고 설명했다.


◆ 건설부문, 공사원가 상승에 수익성 악화 


코오롱글로벌 사업부문은 ▲건설 ▲상사 ▲스포렉스 등으로 나뉜다. 지난해 건설부문 매출은 2조1495억원으로 전체 매출 가운데 무려 81%가 건설부문에서 나왔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설부문에서 공사원가 상승 영향으로 수익성이 저하되자 코오롱글로벌 전체 실적도 고꾸라진 셈이다.


코오롱글로벌은 현재 사업부문 외에 유통(수입차 판매 및 오디오 유통)사업도 영위하고 있었으나, 2023년 1월1을 기일로 해당 사업부문을 분할해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을 설립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으로 떨어져 나간 유통부문에서 2021년과 2022년에는 매출의 34%, 39%가 발생했다. 같은 기간 건설부문 매출 비중은 46%, 43%에 불과했다. 매출의 40%가량을 책임졌던 사업부문이 분할되면서 건설부문 비중이 80%에 달하게 됐다.


코오롱글로벌은 건설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경기변화에 민감한 주택건설 대신 기업 발주공사와 같은 일반건축과 플랜트 등 비주택부문 수주를 늘려 돌파구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올해도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지며 건설부문 실적은 부진한 모습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로서는 전체 실적 반등 기회를 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건설경기에 좌우되는 이익체력을 수익다변화를 통해 개선해야 한다.


◆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키우기…안정적 수익확보 기대


코오롱글로벌은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키우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는 건설경기에 따라 전체 실적이 좌우되는 취약점을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해 완화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코오롱글로벌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풍력발전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풍력발전단지의 설계 및 시공 등 작업을 맡아 매출을 인식한다. 이에 더해 시공을 맡은 풍력발전단지 지분 일부를 취득해 배당수익도 벌어들인다. 시공이 완료된 풍력발전단지는 한국전력과 맺은 장기계약을 통해 20년 동안 고정가격으로 운영수익을 낼 수 있다. 지분을 들고 있는 코오롱글로벌로서는 안정적으로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창구를 확보하는 셈이다.


◆ 작년 풍력발전 배당수익 35억…2030년 500억 목표


지난해 코오롱글로벌이 풍력발전을 통해 수취한 배당수익은 35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오롱글로벌은 해당 배당금을 금융수익으로 분류해 영업이익에 산입한다. 지난해 코오롱글로벌의 영업이익이 128억원에 그쳤던 점을 고려하면 전체 영업이익의 20% 이상이 풍력발전 배당금이었다고 볼 수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35억원이었던 풍력사업 관련 배당금을 2027년에는 100억원, 2030년 5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코오롱글로벌은 2022년에 영업이익 1667억원을 올렸다. 이를 기준으로 본다면 500억원의 배당금은 전체 영업이익의 3분의 1에 달하는 규모다.


코오롱글로벌은 풍력발전단지와 연계해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사업도 구상하는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확장시킨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주택경기 위험 노출이 큰 건설부문의 변동성을 신재생에너지 사업 확장을 통해 헷지하고, 이에 더해 안정적 배당 현금흐름까지 창출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해 말 기준 ▲경주풍력(37.5MW) ▲태백가덕산풍력 1단계(43.2MW) ▲태백가덕산풍력2단계(21MW) 등 약 100MW(메가와트) 규모의 풍력개발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외에도 ▲양양만월산풍력 1단계(42MW) 및 2단계(4.20MW) ▲영덕해맞이풍력(34.4MW) ▲태백하사미(17.6MW) ▲평창횡계풍력(26MW) 등을 시공하고 있으며, 추가로 27건의 육상 풍력단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풍력발전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해 10여년 만에 조금씩 성과가 나오고 있다"며 "허가 등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수소, 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 생산 시설의 신규발주 외에도 노후화된 공공 기반시설 및 풍력 에너지 생산 시설 개량 등 발주 물량이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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