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 브로커 '코웬' 철수…국내 증권사 영향은
5월 3일 서비스 중단…"복수의 현지 브로커 운용, 미국 주식 거래 문제없어"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5일 18시 0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출처=뉴스1)


[딜사이트 이보라 기자] 국내 증권사들과 계약을 맺고 있는 최대 규모 미국 주식 서비스 현지 브로커 '코웬'이 5월 3일을 끝으로 국내에서 철수한다. 미국 주식 시장 거래가 확대되면서 코웬을 대체할 백업브로커를 구하는 데 시간이 꽤 소요될 전망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소형 증권사의 경우 일시적으로 미국 주식 거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주식 브로커 코웬은 지난 9일 한국 시장 철수를 국내 증권사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코웬은 계약을 맺은 국내 증권사들에 미국 주식 서비스를 5월 3일까지만 제공한다. 


코웬이 갑작스레 국내에서 떠나는 이유는 토론토 도미니언(TD) 뱅크가 국내 시장에 부정적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2022년 TD뱅크는 코웬을 인수한 이후 꾸준히 보수적인 은행업 특성상 미국 주식을 보유한 국내 개인투자자를 알 수 없다는 이유로 탐탁지 않아 해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최근 TD뱅크 컴플라이언스팀에서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했다. 


코웬은 국내 증권사들 대부분이 이용하는 미국 주식 현지 브로커였기 때문에 파장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미국 주식 브로커가 코웬의 과점 구조로 운영돼 왔는데 브로커들의 자유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주식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현지 증권사를 통해야 한다. 미국은 증권거래소가 16개나 있어 특히나 필요하다. 현지 브로커는 국내 증권사로부터 주문을 받으면 각 거래소로 주문을 전달하고 체결을 마치면 국내 증권사에 알려주는 중개 역할을 한다. 


대형 증권사들은 대체로 2~3개 브로커와 공동 거래하고 있어 코웬이 철수하더라도 미국 주식 거래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코웬을 메인브로커로 이용하고 있으나 백업브로커가 2곳이나 있다"며 "백업브로커 2곳 중 1곳을 메인브로커로 변경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도 "코웬이 계약을 맺은 브로커 중 1곳이지만 복수로 운영하고 있는 만큼 다른 브로커 1곳으로 충분히 대체 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화증권 관계자 역시 "코웬과 브로커 계약을 맺고 있으나 다른 브로커가 있어 대체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미국 현지 법인이 있는 증권사들도 우려가 없다. 미국 현지법인이 브로커-딜러 라이선스를 갖고 있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투자를 직접 중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백업브로커의 규모가 작을 경우 코웬의 거래량을 소화하지 못해 미국 주식 서비스가 중단될 우려가 있다. 백업브로커를 구하려면 2~3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백업브로커를 준비하지 못한 증권사는 미국 주식서비스를 중지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내용을 파악한 만큼 철수에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중소형 증권사들은 현지 브로커 1곳과만 계약을 맺은 경우도 있었다. 이 경우 자칫 미국 주식 거래가 중단될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22년 6월 IBK·다올투자증권은 미국 현지 브로커 계약을 맺고 있는 LEK증권이 철수하면서 미국 주식 거래가 2개월간 중단된 바 있다. 이후 다올증권과 IBK증권은 현지 브로커를 1곳에서 2곳으로 늘렸다. 


2022년 10월 발표한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신영증권, 유진투자증권, 토스증권, 하이투자증권, 리딩투자증권, SK증권은 미국을 포함한 모든 해외 주식 서비스 백업브로커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현재 유진투자증권, 토스증권, SK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은 백업브로커를 포함해 현지 브로커를 2~3곳으로 늘려 복수로 운영 중이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현지 브로커를 3중으로 구축해뒀다"며 "미국 주식 거래와 관련해 고객 불편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SK증권 관계자도 "백업브로커를 운영, 2중화 되어 있어 고객 불편사항은 없을 것"이라며 "(코웬을 대체할) 다른 브로커를 추가로 연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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