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전기그룹, 해체 수순 밟나…이트론 매각 결정
순환 지배구조 해소 or 통매각…거래 재개 위해 '최대주주 변경' 필수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4일 16시 0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기영 기자] 이화전기그룹 계열사 이아이디가 보유한 이트론 지분 전량을 매각하기로 했다. 김영준 전 이화전기그룹 회장이 구속되는 등 최대주주 적격성 문제 해소가 필수적인 만큼 거래재개를 위해 해체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아이디는 전날 보유한 이트론 주식 2억7125만여주(지분율 29.94%) 전량을 매각하기로 하고 매각 주관사를 선정했다. 회사는 매각 배경으로 계열회사 지배구조 개선 및 당사 재무구조 개선을 이유로 설명했다. 


이화전기그룹은 '이화전기→이아이디→이트론→이화전기'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로 이뤄졌다. 이번 매각에서 이트론이 보유한 이화전기 지분은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거래정지 중인 상장사 3곳을 한꺼번에 인수할 회사를 찾는 일이 쉽지 않아서다. 이 경우 계열사를 하나씩 매각해 해당 현금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하고, 다음 기업을 매각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매각 대상은 이트론 매각으로 현금을 확보하게 될 이아이디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만약 이번 이트론 매각에 이 회사가 보유한 이화전기 지분도 포함됐다면 사실상 이화전기그룹이 통째로 매물로 나온 셈이다. 이트론 인수자가 보유 지분을 활용해 이화전기와 이아이디에도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이트론이 새로운 이화전기그룹의 실질적 지주사 역할을 하게 된다.


이트론이 가장 먼저 매물로 나온 것인 재무구조가 가장 우수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트론은 올해 반기 개별 기준 총자산 1285억원 중 자기자본만 1182억원에 달한다. 부채비율이 8% 수준에 그쳐 재무건전성이 높다. 


이트론의 재무상태가 좋은 이유는 부채로 잡혔던 기발행 300억원 규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350억원 규모 전환사채(CB)가 전량 전환 및 상환된 데 따른 것이다. 해당 채권을 보유했던 메리츠증권은 130억원 규모 BW를 거래정지 직전 일부를 상환해 장내매도했고, 남은 채권 전량은 기한이익 상실을 이유로 상환받았다.


아울러 지난 6월 최대주주인 이아이디가 2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납입하면서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됐다. 


앞서 이화전기그룹 계열 상장사 3곳(이화전기, 이아이디, 이트론)은 김 전 회장이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되면서 일제히 거래가 정지됐다. 이 과정에서 실사주 구속 관련 답변 조회공시에서 횡령·배임 혐의 금액을 허위로 공시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현재 이화전기그룹 계열사 3곳은 모두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돼 거래재개를 위해서는 최대주주 변경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다만 이트론 매각이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횡령·배임에 대한 재판이 진행 중인데다 인수자 신원이 확실하지 않을 경우 진성 매각 논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김영준 전 회장은 과거 이화전기그룹을 모두 매각하고 경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확약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본지는 이화전기그룹측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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