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바이오 전문 M&A 자문사 韓 진출
'파마벤처스' 서울 사무실 개소...밸류 떨어진 기업 물색 나설 듯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3일 18시 0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태호 기자] 유한양행 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의 해외 기술이전 계약을 자문한 경력이 있는 영국 제약·바이오 자문사가 최근 한국 사무소를 개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저점이라고 판단, 유망 기술을 보유한 곳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3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영국 제약·바이오 전문 M&A 및 기술이전 자문사 '파마벤처스(PharmaVentures)'는 지난달 말 서울에 사무실을 개소했다. 파마벤처스는 지난 1992년 설립됐으며 전세계 제약·바이오 기업 및 벤처캐피탈(VC) 등 다수 재무적투자자(FI)와 전략적투자자(SI)를 대상으로 약 1000건의 M&A, 기술 라이센스 및 가치평가 자문을 수행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유한양행이 지난 2018년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존슨의 자회사 얀센 바이오텍과 체결한 12억5000만달러(1조4000억원) 규모 비소세포 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Lazertinib)' 기술이전 가치평가 자문을 수행했다. 2021년에는 신한금융투자와 IB부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으며, 올 초 바이오 벤처 기업 인투셀(Intosell)이 스위스 바이오 기업 'ADC테라퓨틱스'와 체결한 항체약물접합체(ADC) 플랫폼 물질이전계약도 독점 자문했다.


파마벤처스는 한국 사무소에 전문가를 배치해 국내 바이오 투자자 및 기업들과 접촉할 예정이다. 파마벤처스는 영국 본사에 영어와 한국어를 동시 구사할 수 있는 바이오 자문 전문가 4명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파마벤처스 관계자는 "한국 바이오 산업과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의 유대를 강화하겠다"며 "혁신성과 상업성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마벤처스의 국내 진출은 최근 바이오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투자매력이 높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으로 구성된 'KRX 바이오 K-뉴딜지수'는 5년래 최저 수준인 1700포인트대에 머무르고 있다. 이 지수는 지난 2018년 초에 4000포인트를 넘긴 바 있다. 


코로나19 이후 백신·치료제 판매 등으로 현금을 넉넉하게 확보한 다국적 제약사들이 동종 업계 M&A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도 한국 시장 진출 요인으로 손꼽힌다. 특히 유망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국내 바이오 기업과 접점을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존슨앤존슨 등 글로벌 상위 16개 다국적 제약사의 현금성자산은 2021년 2009억달러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들의 재정 여력이 역대 최고 수준이고, 국내 바이오분야 대기업 및 중견제약사들의 현금성자산 또한 증가 추세"라며 "바이오 벤처들에 대한 투자 감소와 밸류에이션 하락은 기존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투자, 기술이전, M&A 등의 협력기회 확대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벤처캐피탈 심사역은 "국내 바이오 기업 밸류에이션이 최근 크게 낮아지면서 저점 매수를 고려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분위기"라며 "외국계 자문사도 이같은 점을 노려 국내에 진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출처=파마벤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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