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600억원 규모의 반도체생태계펀드 출자사업에서 컴퍼니케이파트너스가 이노폴리스에 판정승을 거뒀다. 6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업계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이번 출자사업은 20년 이상 경력의 소부장 투자 베테랑 심사역들의 PT대결로 이어졌다. 현장에서는 공정한 경쟁을 위해 외부 심사위원들이 배석해 반도체 분야에 전문성을 검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컴퍼니케이는 최근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 공동 주관한 반도체생태계펀드의 일반 분야 최종 위탁운용사(GP)로 낙점됐다. 컴퍼니케이는 연말까지 출자금 300억원을 바탕으로 600억원 이상을 결성해야 한다.
이번 출자사업은 벤처캐피탈(VC) 업계에서 내로라하는 딥테크 전문 하우스들의 참전으로 일찍부터 관심을 모았다. 최근 운용자산(AUM) 규모 1조원을 돌파하며 대형하우스 반열에 오른 컴퍼니케이를 비롯해 퓨리오사AI, 파네시아 등 인공지능(AI) 반도체 펩리스에 초기 투자한 퀀텀벤처스코리아, LB세미콘·레이크머티리얼즈 등 반도체 소부장 상장사들을 발굴한 이노폴리스파트너스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총 6개 하우스가 지원한 600리그 출자사업은 컴퍼니케이와 이노폴리스 간 양자대결로 압축됐다. 두 운용사는 20년 이상 경력의 베테랑 전문인력을 앞세우며 PT 경쟁에 돌입했다. 컴퍼니케이는 채정훈 부사장이, 이노폴리스는 이기주 대표가 직접 등판했다.
두 베테랑은 IT붐이 일던 2000년대 VC업계에 입문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채 부사장은 보광창업투자,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벤처투자를 거쳐 지난해 말 컴퍼니케이에 합류했다. 이 대표는 키움인베스트먼트, 우리기술투자를 거쳐 2012년 이노폴리스에 상무로 입사해 현재는 이상진 대표와 각자대표로 하우스를 이끌어가고 있다.
두 사람은 소부장 섹터에서 굵직한 트랙레코드를 보유하고 있다. 채 부사장은 ▲전기화학식 가스센서 업체 센코 ▲온습도센터 제조사 삼영에스엔씨 ▲카메라모듈 제조사 파트론 등을 발굴했다.
이 대표는 반도체 소부장 상장사들을 일찍부터 발굴해내며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까지 수상했다. 대표 포트폴리오로는 ▲반도체용 전구체 제조사 레이크머티리얼즈 ▲반도체 IP 설계사 오픈엣지테크놀로지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업체 두산테스나 등이 있다.
반도체 소부장 분야의 투자 베테랑들의 PT 대결인 만큼 현장에서는 전문성을 입증하기 위한 질문공세가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이번 정성평가는 산업은행 간접투자실과 성장금융 산업금융실 외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해 심사 공정성을 높였다. 이들은 투자전략 외 반도체 산업 전반에 대한 심층질문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심사위원은 "두 운용역 모두 반도체 소부장 영역에서 우수한 트랙레코드를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반도체 및 반도체 소부장 영역의 투자건수를 정량적으로 비교했을 때 컴퍼니케이가 이노폴리스 보다 우위에 있었다"고 전했다. 다른 심사위원은 "반도체 소부장 관련 투자 건수는 1차 서류심사를 판가름하는 요소였다"며 "PT심사에서는 투자전략을 중점적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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