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VC 분석]
상장 35년 에이티넘, 증시 존재감 '미약'
리포트 10년째 0건…배당성향 매년 꾸준히 증가
이 기사는 2025년 05월 27일 11시 0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0여년 전만 해도 벤처캐피탈(VC)에게 상장은 크게 필요치 않았다. 유한책임투자자(LP)로부터 출자를 받아 펀드를 결성한 뒤 투자를 진행하는 VC의 특성 때문이다. VC가 가장 신경 써야 할 대상은 주주가 아닌 LP라는 점이 명확했다. 언제부턴가 이 같은 인식은 크게 바뀌기 시작했다. VC가 점차 대형화하면서 운용사출자금(GP커밋) 조달이 절실해졌고 창업 당시 주주들에게 투자금 회수를 해줘야 한다는 인식도 생겨났다. 그 결과 현재 20여개에 달하는 VC들이 상장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들 VC가 상장사로서 시장과 제대로 소통하고 있는지, 주주들에게 양호한 투자수익률 혹은 배당수익률을 안겨주고 있는지는 의문스럽다. 딜사이트는 상장 VC의 문제점을 조망해보고 해결책을 제기해보고자 한다. 


[딜사이트 김기령 기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지 35년 된 벤처캐피탈(VC)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주식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증권사의 분석 리포트를 찾아보기 어렵고 매년 축소되는 배당에 주주환원 의지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통계 집계가 가능한 2014년 이후 지금까지 약 10년간 증권사에서 발간한 에이티넘인베스트 관련 리포트는 단 한 건도 없다.


에이티넘인베스트는 제일창업투자가 전신이며 1991년 3월 한미창업투자로 사명을 변경하고 같은 해 7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이후 2010년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로 사명을 변경했고 올해로 상장 35년째를 맞았다. 상장한 지 30년이 넘었지만 증권사에서 해당 기업을 분석한 자료가 하나도 없는 것이다.


증권사 리포트는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기 위해 발행하는 보고서다. 기업의 실적, 재무 상태, 향후 산업 전망 등을 기반으로 투자 의견과 목표주가를 제시한다. 


일반적으로 거래량이 많아 시장의 관심도가 높은 기업이나 실적 발표를 앞둔 기업, 기업공개(IPO) 절차를 진행 중인 기업들이 대상이 된다. 이외에도 분기마다 IR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IR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기업들도 보고서에 자주 등장한다. 애널리스트 입장에서 정보를 찾는 시간비용을 아낄 수 있는 데다 정보 정확도도 높기 때문이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최근 3년간 주요 배당지표 (그래픽=신규섭 기자)

업계에서는 에이티넘인베스트에 대한 증권사 리포트가 전무한 배경으로 IR·PR 등 기업 홍보 활동 부족을 꼽는다. VC업계에 따르면 최근 에이티넘인베스트의 PR 담당 인력이 다수 이탈했다. 경영지원 총괄인 박은수 전무가 PR과 IR 업무를 도맡아 하고 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는 배당금 규모도 매년 축소하고 있다. 2021년 200원이던 보통주 1주당 배당금(DPS)을 ▲2022년 150원 ▲2023년 120원 ▲2024년 70원으로 매년 줄였다. 배당 축소 추세에 지난해에는 상장 이래 처음으로 주당배당금이 100원 이하로 떨어졌다.


올해도 이러한 배당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에이티넘인베스트는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주당배당금을 보통주 70원으로 유지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주당배당금이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배당수익률도 감소했다. 에이티넘인베스트의 최근 3년간 배당수익률은 ▲2022년 5.2% ▲2023년 4.0% ▲2024년 3.1%다. 


반면 현금배당성향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같은 기간 현금배당성향은 25%에서 27.5%, 29.7%로 올랐다. 배당금 규모가 줄었지만 순이익 규모가 더 큰 폭으로 감소해서다. 에이티넘인베스트의 총 배당금은 지난해 32억원으로 전년(55억원) 대비 41.8% 감소했는데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08억원으로 전년(201억원)보다 46.3% 감소했다.


이처럼 주당 배당금을 매년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순이익이 줄어들고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마저 부진하자 주주들의 불만은 확산되는 양상이다.


지난해 에이티넘인베스트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5.9%로 집계됐다. 통상 ROE가 10% 미만이면 수익성이 저조하다고 해석한다. ROE가 10%에 미치지 못할 경우 기업의 이익을 내부에 쌓아두기보다는 주주에게 나눠주는 것이 주주환원의 한 방법으로 제시된다. ROE가 10%를 밑도는 가운데 배당마저 축소하자 주주환원 의지가 있냐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에이티넘인베스트의 주가는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는 지난 26일 2375원에 거래를 마쳤다. 1년 전 2965원 대비 19.9% 하락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도 1423억원에서 1140억원으로 300억원 가까이 증발했다.


다만 배당 축소에 따른 주주환원 논란을 의식한 듯 에이티넘인베스트 임원진은 최근 에이티넘인베스트 주식 약 55만주를 사들였다.


에이티넘인베스트는 맹두진 사장이 지난 15일과 16일 양일간 총 4만3067주를 장내매수했다고 지난 23일 공시했다. 이를 통해 맹 사장은 지분율을 0.08%에서 0.17%로 끌어올렸다. 김제욱 부사장도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닷새 동안 20만주를 매입해 0.42%의 지분을 확보했다. 박은수 전무도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30만9866주를 추가로 매수해 지분율을 0.10%에서 0.75%로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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