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ROE 비교분석국민 '주춤' vs 신한 '우상향'…엇갈린 흐름 '눈길'
[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의 ROE(자기자본이익률) 흐름이 뚜렷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리딩뱅크 탈환에 성공한 신한은행은 글로벌 실적 호조를 발판 삼아 ROE 반등에 성공했지만, 국민은행은 홍콩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손실 여파로 ROE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국민은행은 개인대출 비중이 높은 사업 구조상 ROE를 가파르게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런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ROE 흐름은 긍정적이지 않다. 해외 현지법인 등 글로벌 사업부문을 포괄하는 연결 재무제표 ROE와 별도 재무제표 ROE 간 격차도 다시 좁혀지는 추세다. 반면 신한은행은 강력한 글로벌 사업을 바탕으로 연결 ROE 역시 우상향 추이를 지속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ROE는 각각 9.43%, 8.45%로 집계됐다. 신한은행은 2023년 8.64%와 비교해 반등에 성공했지만 국민은행은 2022년 이후 3년 연속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5년간 추이를 살펴보면 두 은행의 ROE 흐름은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반적인 급락이 나타났던 2020년의 경우 신한은행의 별도 기준 ROE는 7.09%로 국민은행(7.70%)과 하나은행(7.34%) 모두에게 뒤처졌다. 이후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2021년 7.97% ▲2022년 9.40% ▲2023년 8.64%로 변동폭은 컸지만 전반적인 개선세가 나타났다.
국민은행은 2020년만 해도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별도 기준 ROE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후 상승폭은 은행 중 가장 미미했다. 2021년 8.11%, 2022년 8.93%, 2023년 8.56%를 기록하면서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한 차례도 9%대에 도달하지 못했다.
연간 실적의 경우 2022년과 지난해를 제외하면 모두 국민은행이 신한은행을 앞서왔다. 하지만 ROE는 2022년부터 신한은행이 줄곧 우위를 점한 모양새다. 서민금융 중심이던 국민은행의 태생적 요인이 크게 영향을 줬다는 진단이다. 개인고객 위주 영업으로 영업점 및 인건비 관련 비용이 타은행 대비 많고 절감도 쉽지 않아서다.
별도 기준 ROE 뿐만 아니라 연결 기준 ROE의 흐름 역시 차별점이 뚜렷하다. 국민은행은 전체적인 하향 흐름 속에 별도 기준 ROE와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국민은행의 연결 기준 ROE는 2021년 10.22%까지 올라선 이후 ▲2022년 9.12% ▲2023년 9.34% ▲2024년 8.86%으로 하락했다.
지난해의 경우 별도 기준 ROE와의 격차가 0.41%포인트로 좁혀졌다. 2020년과 2021년의 별도 기준과 연결 기준 ROE 격차는 1.09%포인트, 2.11%포인트였다. KB뱅크(옛 부코핀은행)를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부진이 연결 기준 ROE에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그런 만큼 올해 목표로 잡은 KB뱅크 흑자전환 성공 여부가 향후 ROE 개선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반면 신한은행은 연결 기준 ROE에서 더 가파른 상승세가 관측된다. 2020년 7.71%였던 연결 기준 ROE는 ▲2021년 8.75% ▲2022년 10.13% ▲2023년 9.39%를 거쳐 지난해 10.50%로 상승했다. 연결 기준 ROE로는 4대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11.05%)이어 두 번째다. 별도 기준 ROE와의 격차도 지난해 1%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신한은행의 글로벌 사업부문은 지난해 역시 빛을 발했다. 신한은행의 지난해 글로벌 사업부문 당기순이익은 7590억원으로 타 은행 대비 압도적인 수준을 보였다. 향후 목표 역시 더욱 높고 과감한 편이다. 다른 은행들이 글로벌 사업부문 순이익 비중 목표를 25~30% 수준으로 정했지만, 신한은행은 5년 내(2030년) 비중 40%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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