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상반기 리그테이블]
M&A회계자문
언스트앤영 이름값 못하는 한영…빛바랜 'BIG 4'
3위 삼정KPMG와 자문실적의 절반 수준…수년째 자문순위 하위권 고착화
이 기사는 2025년 07월 14일 10시 0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2025년 상반기 인수합병(M&A) 회계자문 부문에서 언스트앤영(EY)한영이 빅4 회계법인 가운데 가장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1위인 삼일PwC와는 실적 격차는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로 벌어졌으며 3위를 차지한 삼정KPMG의 자문실적 절반 수준이다. 이제는 회계법인 빅4라는 통칭이 무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딜사이트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M&A 회계자문 부문에서 EY한영은 4조1021억원의 자문 실적을 기록하며 4위에 안착했다. 같은 기간 EY한영은 총 12건의 거래에서 회계자문을 제공했다. 이번 상반기 집계는 딜 완료(잔금납입)일을 기준으로 이뤄졌고 자문사가 2곳 이상일 경우 거래액을 자문사 수로 나눠 실적에 반영했다.


올해 총 2건의 조 단위 거래에 이름을 올린 덕분에 EY한영의 자문실적은 전년동기대비(4760억원) 9배 가량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EY한영은 1분기 TCL CSOT의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공장 인수 거래와 우시헝신광전재료유한공사 삼성SDI 편광필름 사업부 인수 거래에서 매도자 측 회계자문을 맡으며 각각 2조256억원, 1조1210억원의 자문 실적을 거뒀다.


중소형 거래에서는 ▲아스트라자산운용 케이씨 인수(1705억원) ▲티앤에프글로벌 매각(1600억원) ▲피엔에스네트웍스 대우로지스틱스 투자(800억원) 등의 거래에서 자문을 제공했다.


1년 새 자문실적이 반등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4대 회계법인 가운데는 가장 뒤쳐졌다. 주관순위 1위를 기록한 삼일PwC(15조727억원)와는 실적이 10조원 이상 벌어졌으며 3위를 차지한 삼정KPMG(9조3933억원)와도 실적 격차가 2배 이상에 달한다. 그간 4위 경쟁을 벌이던 딜로이트안진(14조9710억원)은 올해 1분기 인텔 낸드 거래가 마무리된 덕에 앞서 나가게 됐다.


M&A 회계자문 부문에서 '빅4'는 옛말이 된 지 오래다. 수년째 삼일PwC가 독주 체제를 이어가는 가운데 그나마 삼정KPMG가 그 뒤를 추격하고 있다. 이어 EY한영과 딜로이트안진이 4위 경쟁을 하는 구도다. 딜사이트 리그테이블 기준 EY한영은 최근 3년 간(2022년~2024년) 매년 10조원 미만의 자문 실적에 그치며 3·4위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최대 규모 M&A 거래인 IMM컨소시엄의 에코비트 인수 건(2조700억원)에 이름을 올렸음에도 자문 실적 5조9752억원, 자문 순위 4위의 아쉬운 성적표을 받았다.


EY한영이 강세를 보였던 산업은행 주도 구조조정 M&A가 줄어든 점이 실적 부진에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EY한영은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대우건설, 쌍용건설 매각 등 굵직한 M&A의 자문을 맡아왔다. 다만 지난해 산업은행의 HMM 매각이 무산된 이후 산업은행 주도 M&A는 올스탑된 상황이다. EY한영은 해당 거래에서도 하림·JKL파트너스 측에서 자문을 제공했다. 여기에 최근 구조조정 M&A를 활발하게 진행하는 SK, LG 등 대기업들의 지정감사를 맡게 되면서 이들의 거래를 수임하지 못하는 것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일각에서는 지난 2022년 말 글로벌 EY가 감사와 자문·컨설팅 부문의 조직 분리를 추진하다 무산된 점이 EY한영의 자문역량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 글로벌 EY는 감사와 비감사의 이해상충 문제를 해결한다는 목적으로 조직 분리에 나섰다. 이에 국내 회원사인 EY한영도 감사를 맡는 회계법인과 M&A·컨설팅 법인으로 분리를 추진했다.


결과적으로 EY 미국 법인 파트너들의 반발이 심해지면서 조직 분리는 2023년 상반기 무산됐다. 다만 6개월 간 해당 이슈로 EY한영 내부의 조직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 당시 M&A를 담당하는 전략재무자문본부의 인원 절반이 회계법인에 남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면서 내부 혼란이 가중됐다. 특히 자문본부 내 이견차가 공식화된 가운데 조직 분리가 없던 일이 되면서 구성원 간 신뢰 문제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M&A 회계자문은 기존부터 PwC가 꾸준히 해오면서 오랜 기간 상위권을 차지해왔다"며 "KPMG와 딜로이트가 2등 싸움을 하다 대우조선해양 사태로 딜로이트가 주춤해졌다"고 전했다. 이어 "EY의 경우 빅4 가운데는 약체로 평가 받았으며 특히 조직 분리 사태로 내부 구성원 간 신뢰 문제가 발생하면 한동안 자문 영역에서 고생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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