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상반기 리그테이블]
M&A재무자문
전멸한 토종 IB…글로벌에 밀리고 회계법인 치이고
국내 증권사 주관 순위 10위권 밖…조 단위 빅딜 찬밥 신세
이 기사는 2025년 07월 03일 08시 5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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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2025년 상반기 인수합병(M&A) 재무자문 영역에서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진출하겠다며 팔을 걷어붙였던 토종 증권사들이 사실상 수위권 영역에서는 전멸했다. 조 단위 빅딜에서는 글로벌 IB에 밀리고 중소·중견 M&A 거래에서는 회계법인들에 자리를 내주면서 재무자문 영역에서 토종 IB들의 존재감이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3일 '딜사이트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M&A 재무자문 영역에서 국내 증권사 대부분이 수천억원 실적에 그치며 주관순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구체적으로 ▲KB증권 6002억원(11위) ▲NH투자증권 4025억원(13위) ▲DB증권 925억원(14위) 등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NH투자증권(11위→13위)로 순위가 하락했으며 작년 순위권을 차지한 ▲삼성증권(1조730억원/7위) ▲미래에셋증권(5860억원/10위) ▲신한투자증권(1657억원/15위) 등은 올해 밀려났다. 반대로 KB증권은 올해 상반기부터 M&A 재무자문을 맡으면서 새롭게 순위권에 등극했다.


특히 삼성증권은 지난해 MBK파트너스의 지오영 인수(1조9500억원) 등 굵직한 거래에 이름을 올렸지만 올해는 처참한 성적표를 받았다. 삼성증권이 상반기 재무자문을 제공한 거래는 카메라 영상 분석 알고리즘 개발 기업 델타엑스의 15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유치 건이 유일하다. 해당 거래의 경우 아직 클로징이 이뤄지지 않아 실적에 반영하지 않았다.


재무자문 영역에서 삼성의 존재감이 희미해진 배경에는 연봉 30억원 수준을 제시해 스카우트해 왔던 이재현 전 부사장(기업금융 IB 1부문장)의 부재가 꼽힌다. 그는 골드만삭스 계열 골드만삭스PIA의 한국 담당 대표 출신으로 지난 2022년 삼성증권에 합류했지만 2년을 버티지 못하고 미국계 사모펀드 운용사로 지난해 중순 이직했다. 삼성이 이재용 회장의 지시로 2009년 홍콩법인의 IB사업을 크게 확장했다가 1000억원 이상을 날리고 3년도 안돼 비즈니스를 사실상 접은 수순과 동일한 궤적으로 지적된다.


나머지 증권사들 역시 수천억원 수준의 자문실적에 그쳤다. 대게 중형 거래 1~2건에 더해 소형 거래 몇 건을 추가했다. 실제 각 증권사별로 올해 상반기 진행한 가장 큰 규모의 거래는 ▲KB증권 '케이스톤파트너스 가영·성창 세라믹스 인수(2845억원)' ▲NH투자증권 '엘비세미콘-엘비루셈 합병(3661억원)' ▲DB증권 '제노코 매각(545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권사들이 M&A 자문 영역에 발을 들인지 꽤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조 단위 거래에는 끼지 못하는 실정이다. 올해 상반기 주관 순위를 가른 SK하이닉스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10조3104억원), LG디스플레이 중국 공장 매각(2조256억원). 한국앤컴퍼니 한온시스템 인수(1조8159억원) 등의 빅딜 대부분은 글로벌 IB에 맡겨졌다. 그나마 조 단위 거래에 이름을 올리던 삼성증권마저 사라졌으며 NH투자증권이나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사들조차 지난 수 년 간 관련 인력들을 사모펀드 업계나 벤처업계로 모두 뺏기고 M&A 자문 업무에서는 사실상 개점휴업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사들은 국내 중소형 M&A 거래에서는 재무·회계 원스톱 시스템을 앞세운 회계법인에게 밀리는 모양새다. 주관순위 2위에 오른 삼일PwC만 하더라도 2025년 상반기 총 83건의 거래에서 재무자문을 맡으며 국내 중소형 거래를 독식하고 있다. 삼정KPMG(3위) 역시 같은 기간 34건의 거래에서 자문을 제공하며 최근 재무자문 영역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조 단위 거래는 글로벌 IB가 차지하고 소규모 거래는 회계법인이 독식하면서 국내 증권사가 자연스레 뒤쳐지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국내 증권사들이 채권, 기업공개(IPO), 유상증자, 구조화금융 등에만 머물러있는 탓에 M&A 자문 역량이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모건스탠리, JP모건, 골드만삭스 등의 IB부문 수익 내 M&A 자문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30%~40%에 달한다. 반면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M&A 자문 수익이 IB부문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10%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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