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뮤니스바이오, 기술성평가 '고배'
기준치 충족 실패…내년 재도전, 일부 VC 구주매각 고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15일 11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뮤니스바이오 로고(출처=이뮤니스바이오 홈페이지)


[딜사이트 한은비 기자] 면역세포치료제 전문기업 '이뮤니스바이오'가 최근 진행한 기술성평가(이하 기평)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회사는 미흡한 점을 보완한 이후 기평에 재도전해 내년까지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겠다는 목표다. 상장 일정이 미뤄지자 과거 이뮤니스바이오에 투자한 벤처캐피탈(VC)들은 상장 이외의 투자금 회수(엑시트) 전략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뮤니스바이오는 기술특례상장을 위해 신청한 기평에서 기준치를 충족하는 데 실패했다. 기평을 통과하려면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2개의 외부 전문평가기관으로부터 A등급·BBB등급 이상을 획득해야 한다. 이뮤니스바이오는 지난달 29일 한국보건산업진흥회와 한국기술신용평가에서 모두 BBB등급을 받아 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뮤니스바이오 측에서는 자체적으로 확보한 연구 내용 일부를 보안상의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던 점을 통과 불발의 주된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뮤니스바이오는 자연살해(NK) 세포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배양 조건을 찾아낸 기업"이라면서 "회사는 민감한 정보 유출을 염려해 평가기관에서 요구한 자료를 모두 제출하지 않았던 점이 등급 판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상장을 최우선순위로 두고 기평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선 관계자는 "현재 바이오 업체의 상장 여부는 기업의 존속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면서 "이뮤니스바이오는 기밀 자료 유출의 위험을 부담하고서라도 기평을 재신청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르면 올해 말 기업공개(IPO)에 나서려던 회사의 계획은 이번 평가 결과에 따라 내년 중후반으로 늦춰질 전망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두 기관에서 받은 평가가 두 등급 이상 벌어질 경우 곧바로 재심을 요청할 수 있으나 통상적으로는 결과 통보 이후 6개월이 지나야 재평가를 의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이뮤니스바이오는 내년 4월 말에서야 다시금 심사를 요청할 수 있는 셈이다.


회사의 상장 시기가 다소 지연되면서 일부 재무적투자자(FI)들은 IPO가 아닌 구주 매각 등을 통한 엑시트를 고려하고 있다. 이뮤니스바이오 투자에 활용한 펀드가 곧 만기를 앞두고 있어서다. 이뮤니스바이오 투자에 참여한 VC업계 관계자는 "상장이 가장 이상적인 엑시트 전략이지만 최대한 펀드 만기 연장 없이 회수 절차를 밟으려 한다"면서 "적절한 시기에 구주를 파는 대안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IPO까지 기다릴 여력을 지닌 투자사들은 회사의 상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이뮤니스바이오는 일정 수준 이상의 매출을 내고 있다"면서 "내년 해외 사업이 잘 풀려 회사가 흑자를 낼 경우 기평 통과도 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이뮤니스바이오의 주요 주주로 ▲IDV IP 창조성장 투자조합(지분율 5.31%) ▲SGI 유니콘 스타트업 투자조합(3.45%) ▲티에스우리충남11호턴어라운드투자조합(3.32%)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앞서 아이디벤처스는 2018년 1월과 2019년 2월 두 차례에 걸쳐 IDV IP 창조성장 투자조합(150억원)을 이용해 이뮤니스바이오에 총 15억원을 투자했다. 2019년 4월에는 티에스인베스트먼트가 티에스우리충남11호턴어라운드투자조합(780억원)으로 10억원을, 2021년 2월에는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가 SGI 유니콘 스타트업 투자조합(300억원)으로 20억원을 회사에 투입했다. IDV IP 창조성장 투자조합과 티에스우리충남11호턴어라운드투자조합은 각각 내년 6월과 12월에, SGI 유니콘 스타트업 투자조합은 내후년 9월에 만기가 도래한다.


2016년 3월 설립한 이뮤니스바이오는 NK 세포를 이용해 면역항암제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회사의 핵심 기술인 자가 NK 세포 치료제 'MY1633'은 일본, 베트남, 말레이시아, 라오스, 우즈베키스탄 등 해외 치료사업에 널리 적용되고 있다.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16억원) 대비 6.25% 늘어난 1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26억원에서 24억원으로, 당기순손실은 19억원에서 3억원으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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