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최령 기자] 한컴위드가 금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통해 디지털 금융 시장에 본격 나섰다. 기존의 보안·인증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실물자산과 연계된 디지털 자산 인프라 사업에 뛰어들며 '보안+핀테크' 융합 기업으로의 변모를 꾀하고 있다. 관계사 아로와나허브, 자회사 한컴금거래소와의 연합을 통해 금 스테이블코인 'AGT' 발행 및 자체 디지털 금융 플랫폼 개발에 착수한 가운데, 정부의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기조와 맞물려 실물 기반 디지털 금융 인프라 기업으로의 재정의가 이뤄지는 모습이다.
한컴위드는 금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신성장 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아로와나허브·한컴금거래소를 연계해 금의 보관, 인증, 발행, 거래, 정산까지 아우르는 자체 디지털 금융 플랫폼을 이달 내 선보일 예정이다. 실물 자산 기반의 수직계열 구조를 갖춘 이 플랫폼은 투명하고 안정적인 금융 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맞췄다.
이달 초 한컴위드의 관계사 아로와나허브는 글로벌 8위 가상자산거래소인 GATE.io(게이트아이오)에 아로와나토큰(ARW)을 상장했다. ARW는 아비트럼 기반 거버넌스 토큰으로 향후 AGT와 함께 실물연계자산 생태계의 핵심으로 기능할 예정이다. 국내 보유분도 마이그레이션을 거쳐 글로벌 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해진다.
아로와나골드토큰(AGT)는 실물 금에 1:1로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이다. 아로와나허브는 AGT의 시세 안정성과 담보 증명을 위해 체인링크 오라클을 통한 국제 금 시세 연동, 외부 감사를 통한 PoR(Proof of Reserve) 시스템을 적용했다. AGT 발행 및 금융 서비스는 자체 플랫폼을 통해 제공되며 이달 중 비공개 테스트(CBT)도 진행될 예정이다.
한컴위드 관계자는 "금은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대표적 안전자산이지만 실물 투자는 수수료와 복잡한 절차로 인해 진입 장벽이 높다"며 "이를 스테이블코인화함으로써 거래와 투자에 있어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이려 한다"고 설명했다.
연결 자회사인 한컴금거래소는 국내 4대 금거래소 중 하나로 연간 약 4500억원 규모의 금 거래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실물 금 유통 기반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처럼 실물 자산을 직접 관리하는 역량은 디지털 자산 사업의 실체성을 강화하는 기반이 되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스테이블코인 정책도 한컴위드에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스테이블코인의 핵심은 실물 자산 기반 가치 안정성이다. 금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유력한 담보 자산으로 꼽힌다. 한컴위드의 금 기반 디지털 자산 플랫폼은 정책 방향과 부합하며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는 평가다.
한용희 그로쓰리서치 연구원은 "한국 정부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이 국내 통화 질서에 미칠 영향을 우려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제도화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며 "원화 대체 가능성에 따른 통화정책 통제력 약화를 막기 위한 조치로 관련 법안 발의를 통해 법적 근거를 마련 중"이라고 분석했다.
실적 또한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한컴위드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59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뚜렷한 실적 개선을 이뤘다. 지난해 연간 연결 매출은 4481억원에 달하며 그룹 전체 실적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
자산가치 측면에서도 기업가치 재평가 가능성이 부각된다.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한컴타워는 시세 기준 1500억원 이상으로 평가되며, 한컴위드가 최대주주(26.73%)로 보유한 한글과컴퓨터의 주가도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보유 지분 가치만 약 2000억원에 달한다.
한컴위드는 그룹의 전략 사업 전환을 이끄는 중심축이기도 하다. 인공지능(AI) 분야에서는 정부의 '소버린 AI' 정책에 부응해 관련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으며 위성 영상 분석 기업 한컴인스페이스는 '세종 2호' 위성 발사에 성공한 뒤 내년 초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다. 방산 및 재난안전 전문 계열사 한컴라이프케어는 국방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며 그룹의 미래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이끌고 있다.
송상엽 한컴위드 대표는 "보안 기술 중심 기업에서 나아가 금 기반 디지털 금융 플랫폼을 축으로 실물 자산 시장을 선도하는 차세대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며 "그룹의 미래 전략 산업을 아우르는 컨트롤타워로서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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