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명품 플랫폼 트렌비의 이종현 전 대표이사가 한샘 최고사업책임자(CBO)로 발탁됐다. 그는 건설경기 침체로 B2B(기업간 거래) 매출 공백에 직면한 한샘의 신규 사업전략 수립이라는 큰 과제를 짊어지게 됐다. 특히 엔데믹 이후 리하우스·홈퍼니싱 등 B2C 가구시장의 온라인 침투율이 50%를 넘어서면서 이 CBO도 온라인 역량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는 시장 관측이 나온다.
한샘은 지난달 9일 이종현 트렌비 전 대표를 최고사업책임자(CBO, 상무)로 영입했다. 앞서 이 CBO는 글로벌 컨설팅 업체 '베인앤컴퍼니'와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에서 근무했고 직전에는 명품 온라인 플랫폼 트렌비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 리세일 비즈니스 총괄대표(CRO)를 차례로 역임했다.
이 CBO는 한샘에서 리하우스와 홈퍼니싱 등 주요 사업과 온·오프라인 채널의 성장을 위한 신규 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다. 특히 이 CBO를 필두로 온라인 비즈니스 역량 강화에 나선다는 것이 회사 측의 비전이다. 현재 한샘은 오피스 인테리어·가구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며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최근 수익성 개선세에 이어 외형 성장까지 이끌어내겠다는 목표다.
시장에서는 이 CBO의 독특한 이력에 주목하고 있다. 2017년 설립된 트렌비는 해외 소싱을 통해 명품을 들여와 이를 판매하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한샘과 사업적인 연관성이 없기 때문이다. 이 CBO가 한샘에서 전문가들이 포진한 사업본부의 수장을 맡는다는 것도 파격적이다. 실제 김윤희 리하우스 사업본부장은 1995년 한샘에 입사했으며 남윤호 제조사업부 이사(1999년 입사), 이수열 홈퍼니싱 사업본부장(2003년 입사) 역시 20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한샘이 이 CBO를 영입한 이유는 국내 가구업계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구업계는 그동안 빌트인, 건설사 자재판매 등 B2B 사업의 폭발적인 성장에 힘입어 외형을 확장시켜왔다. 이에 이에 B2B 비중이 높은 현대리바트(올해 1분기 69.5%)과 한샘(43.9%)의 매출 격차도 2020년 6829억원에서 작년 158억원까지 좁혀졌다.
다만 올해부터는 건설경기 침체의 장기화로 인한 B2B 매출 공백이 발생할 전망이다. 아파트 준공 물량 하락과 수주 공백으로 오히려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한샘 입장에서는 강점을 보유하고 있는 B2C 부문에서 초격차를 통해 불안한 가구업계 1위 자리를 수성해야 한다.
이에 한샘은 B2C 경쟁력 강화의 키워드로 '온라인'을 낙점했다. 엔데믹 이후 리하우스·홈퍼니싱 시장의 온라인침투율(전체 매출의 온라인 판매 비중)이 50%를 넘어서면서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회사는 2023년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한샘몰을 재론칭하고 같은해 IT본부에 DX실과 DT기획실을 편입, 대표이사 직할로 두는 조직개편도 단행하기도 했다.
결국 한샘에서 이 CBO가 부여받은 역할도 온라인 비즈니스 역량 강화에 집중될 것이라는 시장 관측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한샘은 양대 사업인 리하우스와 홈퍼니싱의 디지털 전환, 온·오프라인 채널 연계를 통한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확장에도 고삐를 죌 것으로 전망된다.
한 시장 관계자는 "최근 국내 가구시장은 대리점, 쇼룸 등을 통한 오프라인 판매보다 온라인의 판매 비중이 커지고 있는 추세"라며 "한샘이 트렌비 출신을 사업부문의 최고책임자로 영입한 이유도 B2C는 결국 온라인에 답이 있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한샘 관계자는 "이종현 상무는 플랫폼 기업의 경력을 기반으로 온라인 비즈니스에 특별한 노하우와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이 상무는) 앞으로 한샘의 주요 사업과 온·오프라인 채널의 성장을 이끌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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