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매일유업이 정체된 우유시장의 돌파구로 삼은 사업 다각화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주류부문을 담당하는 관계사 엠즈베버리지가 실적 성장과 함께 존재감을 키우는 중이다. 본격적인 제품군 확장과 유통채널 다변화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가며 매일홀딩스의 수익기반 다변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우유산업은 소비 감소와 저가 수입산 공세로 전반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우유 소비량은 389만4695톤으로 2021년(444만8459톤) 대비 12.45% 줄었다.
우유사업이 주력인 매일유업은 이러한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10여년간 외식과 건강식품, 주류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혀왔다. 2013년에는 커피전문점 '폴 바셋'을 물적분할한데 이어 2017년 지주사 '매일홀딩스'를 설립해 신사업 투자와 전략적 분사에도 속도를 냈다. 이후 단백질 식품 브랜드 '셀렉스'를 전담하는 '매일헬스앤뉴트리션', 디저트 전문 계열사 '엠즈베이커즈' 등을 출범시키며 사업 기반을 다각화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김선희 매일유업 부회장의 발언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지난해 7월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서 "우유만 파는 중소기업은 2026년 이후 다 없어질 것"이라고 경고하며 다각화의 시급성을 재차 강조했다.
현재 매일홀딩스는 지난해 기준 매출의 9.4%를 외식사업에서 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주류부문을 담당하는 엠즈베버리지는 매일유업의 다각화 전략에서 핵심 축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2011년 매일홀딩스가 주류 사업 진출을 위해 설립한 이 회사는 2012년 일본 삿포로맥주가 지분 15%를 확보하면서 합작회사(JV) 형태로 전환됐다. 현재 삿포로맥주를 포함한 다양한 브랜드의 국내 수입·유통을 전담하고 있다.

엠즈베버리지는 설립 초기인 2011년에는 8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순항했으나 2019~2020년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으며 위기를 겪었다. 2019년 198억원이었던 매출은 2020년 40억원으로 80% 감소했다. 2019년에는 경영난으로 직원 무급휴가를 실시했고 임직원에게 자사 제품 구매를 권유하는 이메일을 보냈다가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후 불매운동 여파가 진정되며 엠즈베버리지는 반등에 성공했다. 2023년에는 순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2024년에는 매출 392억원, 당기순이익 29억원을 기록했다. 매일홀딩스의 지분법이익에도 약 24억원이 반영됐다.
엠즈베버리지는 점진적으로 제품 포트폴리오와 유통 채널을 넓혀왔다. 기존 삿포로맥주 외에도 에비스, 부드바르 등 맥주와 일본 사케 브랜드 마스미를 들여오며 주종을 다변화했고 유통망도 편의점, 대형마트, 온라인 등으로 확장했다.
2024년 정범식 대표이사로 교체된 이후 엠즈베버리지는 체험 마케팅 등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삿포로 생맥주 70'을 국내에 정식 출시하고 시음행사와 오프라인 프로모션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
매일홀딩스 관계자는 "매일홀딩스와 계열사들은 각 식음료 분야의 핵심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며 "엠즈베버리지도 고객 접점 마케팅 전개를 통한 시장 점유 확대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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