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Z 플립7, 가격 동결 원동력 '엑시노스'…"수율보다 성능"
플립7에 엑시노스 2500 전량 탑재…성능 자신감 올라왔나
이 기사는 2025년 07월 16일 11시 3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 듀갈그린하우스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5'에서 갤럭시Z 플립7을 공개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


[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갤럭시Z 플립7의 가격을 동결하며 승부수를 띄울 수 있었던 것은 과감한 '엑시노스' 탑재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탑재 전략을 바꾸면서 부품 가격을 낮춰 가격 동결이 가능했다고 보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갤럭시 엣지 등 신규 라인업을 늘리고 있고 엑시노스 탑재율도 높이면서 성능이나 수율도 안정화 되고 있어 향후 삼성전자가 엑시노스 탑재에 보다 적극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플립7이 안정적인 성능으로 시장에 안착할 경우 향후 갤럭시S 시리즈 등 플래그십 제품에도 원가가 높은 퀄컴 AP를 대신해 엑시노스를 채용할 가능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Z 플립7에 '엑시노스 2500'을 전량 탑재하기로 결정하면서 가격을 동결키로 했다. 갤럭시Z 플립7의 가격은 12GB 메모리 기준 256GB 모델 148만5000원, 512GB 모델 164만3400원으로 전작과 동일하게 책정됐다.


삼성전자는 가격 동결 이유에 대해 '폴더블 대중화'를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DX 부문장 직무대행은 최근 열린 '갤럭시 언팩 2025' 기자간담회에서 "제품에 많은 혁신과 개선이 있었던 만큼 그에 따른 비용 부담도 있었지만 폴더블 경험 대중화를 위해 비용 상승을 최대한 내부에서 흡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엑시노스 2500을 전량 탑재하면서 원가 부담을 낮출 수 있었고, 이를 통해 가격 동결이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사의 AP를 사용하다보니 퀄컴 등 경쟁사 대비 가격 협상이 한층 수월했을 것"이라며 "최근 미국 관세 등 가격 정책이 민감한 상황에서 엑시노스 2500 전량 탑재가 가격 동결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플래그십 모델에 대해 국가별 상황과 수율, 성능 등을 고려해 엑시노스와 퀄컴 스냅드래곤을 병행 탑재해왔다. 예컨대 유럽과 한국에는 엑시노스를, 미국과 중국에는 스냅드래곤을 적용하는 식이다. AP는 스마트폰의 '두뇌'로 불리는 핵심 부품으로, 전체 원가의 약 30%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로서는 원가 절감을 위해 자체 AP 비중을 늘릴 필요가 컸다. 


실제 삼성전자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AP 매입에만 4조7891억원을 썼다. 이는 갤럭시 S25 시리즈에 전량 퀄컴 칩셋이 탑재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AP 매입액은 10조9326억원으로, 2021년 6조2116억원보다 76%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엑시노스 2500이 삼성전자 3나노 공정에서 생산되며 수율이 30%에 그친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엑시노스를 쓰면 쓸수록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적자가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MX(모바일 경험) 부문 입장에서는 퀄컴 칩셋을 구매하는 것보다 자체 생산한 부품을 사용하는 게 비용적으로 더 효율적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또 파운드리 입장에서는 적자가 나오더라고 제품을 지속적으로 생산해야 수율이나 성능 부문에서 레퍼런스가 쌓이며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퀄컴 스마트폰 칩셋 부문의 매출총이익률(GPM)은 5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반대로 해석하면 삼성전자가 직접 제작한 칩셋을 탑재할 경우 AP 비용을 절반 수준까지 줄일 수 있다는 의미"라며 "엑시노스의 수율이 낮아 원가가 오른다 해도 가격이 두 배 이상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엑시노스 채택은 원가 절감뿐 아니라 자체 칩셋 성능에 대한 삼성전자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신호이기도 하다는 평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2월 갤럭시 S25에 엑시노스 2500을 탑재하려 했지만 발열과 성능 문제로 무산된 바 있다. 그러나 플립7에 들어간 엑시노스 2500은 상반기보다 성능이 개선됐으며, 이에 따라 자사 칩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아무리 원가 경쟁력을 높인다고 하더라도 성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자칫 스마트폰 판매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노태문 사장의 과감한 결단이 이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MX사업부 개발부서뿐 아니라 협력 파트너들과 함께 엑시노스 성능을 공동 검증했다"며 "충분한 성능과 품질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돼 플립7에 탑재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갤럭시Z 플립7의 성패가 향후 삼성전자의 AP 탑재 전략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뿐 아니라 소비자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야 삼성전자도 다음 제품에 엑시노스를 채택할 자신감이 생길 것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자사 제품에 엑시노스 탑재 비중을 높이기 위한 전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내년 출시되는 갤럭시 S26에 엑시노스 2600을 탑재하기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엑시노스 2600은 2나노 공정이 활용되며 현재 수율은 약 30~40%에 불과하다. 그러나 엑시노스를 채택하려면 수율보다는 성능 안정화가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Z 플립7에 엑시노스가 전량 탑재되면서 엑시노스 2600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다만 내년에 출시될 갤럭시 S26에 적용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성능이 안정되면 수율이 다소 낮더라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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