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중국 브랜드가 장악한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반격의 실마리를 찾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 9월 올해 안으로 신형 로봇청소기를 출시하겠다고 예고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약속한 시점이 임박한 만큼 양사의 신제품이 내년 시장 구도를 뒤흔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이미 중국 브랜드가 주도권을 쥐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로보락·에코백스·드리미 등 중국 제조사 제품의 국내 점유율은 7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들어서도 중국 업체들의 공세는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추석 연휴를 전후로 잇따라 신제품을 내놓으며 연말 특수 선점에 나섰다. 올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신형 로봇청소기를 출시하지 않은 공백기를 틈타 시장 입지를 빠르게 확대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내달 초에는 새로운 로봇청소기를 출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사 모두 지난 9월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된 'IFA 2025'에서 연내 출시를 선언하고 현장에서 신제품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예상이 현실화될 경우 내년에는 중국 브랜드 중심으로 굳어진 시장 구도가 흔들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섭씨 100도의 스팀과 100W 흡입력을 갖춘 '2025년형 비스포크 AI 스팀'을 선보였다. 특히 구석이나 벽면을 감지하면 브러시와 물걸레를 자동으로 뻗어 닦아내는 '팝아웃' 기능을 새로 적용해 청소 성능을 강화했다. LG전자는 빌트인형 '히든 스테이션'과 프리스탠딩형 '오브제 스테이션' 2종을 공개했다. 세계 최초로 본체와 스테이션에 스팀 기능을 동시에 적용해 위생성과 편의성을 높였으며, 히든형과 오브제형 두 가지 디자인으로 설치 공간과 인테리어 환경에 맞춘 선택지를 제공한다.
통상 11~12월은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시즌이 겹치는 연중 최대 성수기로, 가전업계에서는 신제품을 내놓기 가장 적기인 시기로 꼽힌다. 특히 중국 브랜드들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각종 신제품을 앞세워 국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데다, 내년 시장 주도권 경쟁을 고려해서라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로봇청소기 신제품 출시를 더는 미룰 수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신형 로봇청소기 출시가 내년 초로 넘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6'에서 신제품을 다시 한 번 공개한 후 정식 판매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오는 3월은 신학기와 이사철 특수가 맞물리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양사 모두 이를 고려한 출시 일정을 조율 중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7~8월 신형 로봇청소기 정식 출시를 목표로 했지만 제품 완성도와 성능 검증 과정이 길어지면서 당초 계획을 수정한 것으로 안다"며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이 워낙 높아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수준까지 완성도를 끌어올리느라 정식 출시 시점이 계속 늦춰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