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멈춰선 제철소, 녹스는 K-철강
철강업, 건설경기 침체·관세 폭탄에 "벼랑 끝" 하소연…정부 지원 절실
이 기사는 2025년 07월 07일 08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건설경기가 살아나지 않은데 공장 문을 닫는다고 업황이 살아나겠습니까. 일시적으로 철근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어도 건설사가 재고를 털어내지 않은 이상 철근 수요가 늘어나지 않아 가격은 다시 떨어지고 공장을 돌려도 손해만 볼 겁니다."


A철강업체 관계자가 한숨을 내쉬며 쏟아낸 하소연에서 '자포자기'한 심정이 느껴진다. 철강업계 불황이 길어지는 상황에서 시황 반등과 그 시점을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문제다. 


업계에선 "버티기에 그칠 뿐 자체적인 원가절감, 구조조정의 노력으로는 침체한 업황을 반등시킬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기업들은 제 살을 깎는 고통으로 공장을 세웠다. 포스코는 지난해 1제강공장과 1선재공장을 폐쇄했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초 포항2공장 휴업에 돌입했고 1공장 중기사업부 매각도 추진 중이다. 동국제강은 이달 중순부터 한 달간 인천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업체들은 저마다 공장 셧다운 배경에 대해 운영 효율화, 비수기 대보수 등의 일환이라고 설명하지만 위기감 속에 공장 가동을 멈추는 것 말곤 뾰족한 대책이 없는 게 현실이다.


건설경기의 침체는 유례없는 수준이다. 건설경기 부양 정책을 통해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하기에는 대외 변수가 많아 시장 판단을 어렵게 만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發) 관세전쟁으로 철강업계의 대외 불확실성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에 관세 50%를 부과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5월 철강 제품 수출은 관세 정책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감소했다. 


하반기에도 철강 업황이 상승으로 전환하기엔 역부족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 등 다른나라의 저가 물량 공세는 더 거세질 전망이다. 기업 경영 상황이 나아져야 하는데 기댈 곳은 정부뿐이다. 업계에선 범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관세 협상도 업계의 관심이 가장 높은 사안이다. 미국이 영국에 이어 베트남과 관세율 인하와 시장 개방을 맞바꾸는 무역 합의를 이뤘다. 베트남의 사례는 한미 관세 협상의 이정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업계는 정부에 다시 기대를 걸어본다. 한국은 철강에 대한 관세 면제 또는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정부의 지원 정책과 관세 협상에 거는 '기대'가 '절망'으로 바뀌지 않길 바란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
기자수첩 1,035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