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가 된 GA
FI 빠지고 2세 앞세운다…에이플러스에셋, 세대교체 신호탄
곽근호 회장 장남·차남 지분 증여 이어 2대주주 엑시트…지배구조 재편 관측
이 기사는 2025년 10월 13일 08시 4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법인보험대리점(GA)은 이제 단순한 판매조직을 넘어 보험산업의 지형을 바꾸는 '고래'로 부상했다. 외형 확대와 수익성을 바탕으로 산업 내 비중과 영향력이 커지며 기업공개(IPO) 추진, 지배구조 개편 등의 이슈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동시에 특정 보험사 의존, 사업 포트폴리오 편중, 수익성 변동성 등 해소해야 할 과제도 분명하다. 급성장한 GA의 위상 변화가 던지는 기회와 리스크를 다각도로 점검한다. [편집자주]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코스피 상장 법인보험대리점(GA) '에이플러스에셋'의 2대 주주가 보유 지분 절반을 처분해 오너일가 중심의 지배구조 재편 가능성에 시선이 쏠린다. 특히 곽근호 에이플러스에셋 회장이 최근 장남과 차남에게 지분을 증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너일가 중심의 지배구조 재편과 2세 승계 포석에 대한 관측이 커지고 있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에이플러스에셋의 2대 주주인 스카이에이플러스는 최근 보유 중이던 주식 221만1548주 중 112만8124주(51.0%)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처분했다. 이에 따라 지분율은 9.78%에서 4.79%로 낮아졌다.


스카이에이플러스는 지난 2017년 4월, 3년 내 기업공개(IPO) 시행을 조건으로 에이플러스에셋에 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투자금은 ▲상환전환우선주(RCPS) 190억원 ▲신주인수권부사채(BW) 200억원 ▲구주 인수 100억원으로 구성됐으며, 당시 지분율은 20.79%였다.


이후 RCPS 292만3077주 중 절반(146만1538주)을 2020년 5월 상환하고, 이어 6월엔 나머지를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지분율은 15.39%(330만3863주)로 줄었다. 같은 해 11월 코스피 상장 과정에서 구주매출(109만2315주)을 통해 일부 지분을 매각하며 지분율이 9.78%까지 낮아졌다.


이번 블록딜은 약 5년 만의 대규모 지분 정리지만, 수익률은 높지 않다. 매각 당시 주가는 약 6130원으로, 총 회수금은 약 69억원으로 추산된다. 2017년 RCPS와 구주 인수 등 투자 단가(주당 6500원·5427원)를 고려하면, 매각 차익은 10억원 안팎에 그친다. IPO 당시 공모가가 희망밴드 하단(7500원)으로 확정된 점까지 감안하면, FI(재무적 투자자)의 투자금 회수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그래픽=딜사이트 김민영 기자)

수익 실현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FI가 지분을 정리한 배경을 두고, 오너일가의 2세 승계를 염두에 둔 지배구조 정비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실제 곽근호 회장 일가의 지분 변동이 같은 시기에 활발히 이뤄졌다는 점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현재 곽 회장은 에이플러스에셋 지분 20.06%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은 30.23%에 이른다. 최근 곽 회장의 셋째형 곽승호 씨는 보통주 3만3334주를 곽 회장의 장남 곽태익 상무와 차남 곽태민 씨에게 각각 1만6667주씩 증여했다. 이로써 곽 상무의 지분은 28만9227주(1.28%), 곽태민 씨는 29만1167주(1.29%)로 늘었다. 상장 직후인 2020년 말 곽태익 상무와 곽태민 씨의 지분율이 각각 0.70%, 0.69%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5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경영 참여 역시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곽 상무는 현재 신사업전략팀장을 맡고 있으며, 계열사 에이플러스리얼티의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미등기 임원 신분이지만 실제 경영 라인에 합류하며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번 FI 지분 매각을 단순한 투자회수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남은 2대 주주 지분(4.79%)의 추가 매각 가능성과 오너 2세의 지분 확대가 맞물리며, 지배구조 재편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향후 관전 포인트로는 ▲잔여 FI 지분 처리 방식 ▲외부 자본 유입 여부 등이 꼽힌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GA 업계 자체가 성장 궤도에 올라선 만큼, 오너 일가가 승계 기반을 다지며 지배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다만 GA 업계의 이익 변동성이 여전한 만큼, 2세 체제 전환의 성패는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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