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목표 매출 괴리율 -68%,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수술대
[딜사이트 이우찬 기자] 코오롱그룹이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지배구조 수술에 나선 것은 분할 당시 밝혔던 목표 실적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기록하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고금리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수입차 딜러 사업을 하는 코오롱모빌리티 실적 부진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에는 100% 자회사 편입 후 상장폐지로 더욱 빠른 의사결정을 도모하고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코오롱그룹의 의지가 녹아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2023년 1월 코오롱글로벌에서 인적분할을 거쳐 자동차판매사업 부문을 분리해 탄생됐다. 오너 4세인 이규호 부회장은(당시 사장)은 3년 중기계획으로 2025년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치로 각각 3조6000억원, 1000억원을 제시했다. 지금 실적을 보면 야심차게 밝혔던 목표치와 실제 성적표는 차이가 큰 편이다.
분할 상장 첫해는 순항했다. 2023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4030억원, 410억원이었다. 분할 전인 2022년 매출 2조2900억원에 이어 외형 성장을 지속했다.
성장은 오래가지 못했다. 분할 이듬해 실적이 꺾였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2580억원, 176억원으로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1% 밑으로 떨어졌다. 불황이 이어진데다 차량 구입에 영향을 미치는 고금리 탓에 소비 위축이 더해져 수입차 시장이 뒷걸음질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국내 수입 승용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2023년 4.4%, 2024년 2.9% 줄며 2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올해의 경우 지금까지는 반등한 것으로 평가된다. 반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1367억원, 15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7%, 53% 늘었다. 상반기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 승용차가 지난해 동기보다 9.9%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다만 올해 전체 연간 실적의 경우 2023년 초 밝혔던 목표치를 밑돌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올해 반기 실적을 연간으로 단순 환산하면 매출과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2조2734억원, 318억원이다. 분할 전인 2022년 매출 2조2900억원과 크게 차이가 없는 셈이다. 올해 추정 실적을 기준으로 보면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치의 괴리율은 각각 -37%, -68%로 계산된다. 실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목표치보다 37%, 68% 낮게 나온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적 정체 속에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은 적자를 냈던 지프(JEEP) 딜러 사업을 접고 사업 재편을 모색하고 있다. 사업 재편과 맞물려 지배구조 개편까지 추진하는 것이다. 국내 신차 영업 일변도의 딜러 사업을 넘어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자체 브랜드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신사업으로 중고차 플랫폼 신사업이 거론되고 있으나 구체적인 사업 방향은 확정되지 않았다. 이를 위해 인수합병(M&A)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 측은 지배 개편 후 비상장사로 전환되는 코오롱모빌리티의 사업 추진 속도에 기대를 걸고 있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이 모빌리티 시장에서 발빠르게 대처하고 유연하게 의사결정을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예를 들어 외부 자금을 조달할 때도 훨씬 더 빠르고 간소하게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며 "실적과 연동된 지배구조 개편은 아니며 양 사 경영상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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