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CEO 인사'이호성 체제' 하나카드 성장, 성영수 후보자 '책임 막중'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하나은행에서 기업영업과 외환부문 경력을 쌓아온 성영수 하나은행 부행장이 하나카드를 이끌게 됐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비은행부문 강화를 꾸준히 강조하고 있어 성 후보자의 임무가 막중하다는 평가다.
여기다 차기 하나은행장으로 내정된 이호성 현 하나카드 사장이 공격적 영업력을 바탕으로 실적 성장을 이끄는 등 워낙에 경영 성과가 좋았던 만큼 성 후보자의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전날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그룹임추위)를 열고 하나은행, 하나증권, 하나카드 등 3곳 주요 관계회사의 최고경영자(CEO) 후보 추천을 마무리했다.
당초 연임이 유력하게 점쳐졌던 이호성 사장은 다음 하나은행장에 내정됐고, 차기 하나카드 사장 자리는 성 후보자가 채우게 됐다. 이호성 하나은행장 후보자와 성 후보자는 각 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 주주총회 등을 거친 뒤 내년 1월부터 새로운 임기를 시작한다.
성 후보자는 하나은행 부행장과 지주 부사장을 겸직하는 등 그룹 내에서 능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이 사장이 2년 동안 눈에 띄는 성과를 기록한 만큼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하나금융은 은행과 증권 등 계열사의 시너지를 보다 강화하기 위해 은행 부행장과 지주 부사장을 겸직하는 인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은행 부행장 가운데 일부만 지주 부사장을 맡는데 성 후보자는 2023년부터 그룹CIB부문 부사장도 맡으며 그룹 내 핵심 역할을 이어왔다.
하나카드는 이 사장 체제에서 수익성이 크게 좋아졌다.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88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4.8% 증가했다. 업계 경쟁 관계로 묶이는 우리카드와도 400억원 차이로 앞서고 있다.
내년에도 카드업계를 둘러싼 영업환경이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성 후보자의 어깨를 무겁게 만드는 요인이다. 금리 인하에 따른 조달 비용 감소는 긍정적이지만 연체율 상승, 카드론 공급 규제 등이 건전성과 수익성 관리를 어렵게 만들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성 후보자는 우선 이 사장의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기업금융(법인카드)과 해외 체크카드 부문에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 성 후보자가 하나카드 다음 사장으로 내정된 이유도 법인카드와 해외 체크카드 부문 성장세에 있다. 이 사장은 하나금융 내 대표적 영업전문가로 공격적 영업전략을 펼치며 두 개 부문에서 성과를 이뤘는데 성 후보자도 영업 관련 역량을 쌓아왔다.
하나금융은 성 후보자를 추천하며 "하나은행에서 다년간 축적한 기업영업 부문과 외환 부문 경력을 토대로 하나카드가 최근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법인카드 시장과 트래블로그 등 글로벌 관련 상품의 시장 내 위치를 확립하고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그룹의 비은행 부문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는 회사로 성장시킬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법인카드와 해외 체크카드는 하나카드가 최근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인 분야다. 특히 법인카드의 경우 올해 10월 기준 신용판매 취급액(일시불 기준, 구매전용·국세 및 지방세 제외)이 11조3656억원으로 KB국민카드(13조1191억원), 신한카드(12조403억원)에 이어 업계 3위다.
성 후보자는 1965년에 태어나 동명고등학교와 고려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상업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하나은행에는 1993년 입행했다. 2010년 여신관리부 기타관리자로 승진한 뒤 가산디지털지점 지점장, 남산지점 지점장 등을 지냈다.
2015년부터는 외환사업부 부장, 영업1부 부장 등을 차례로 역임한 뒤 2020년 본부장으로 승진해 경기영업본부장, 외환사업단장 등을 맡았다. 부행장에는 2022년 올랐다. CIB그룹장, 기업그룹장을 지냈고 2023년부터는 지주 부사장까지 맡아 그룹CIB본부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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