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여파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이번 조치로 다른 국가들보다 미국 경제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미국의 채권, 주식, 달러, 크레딧, 가상자산 등 주요 자산군 전반에서 변동성이 확대되며 시장 불확실성이 한층 고조된 상황이다. 이런 시기일수록 '위기를 기회로 삼는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왔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은 자본시장전문미디어 딜사이트가 2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변동성 시대의 자산관리 전략'을 주제로 개최한 '2025 WM(자산관리) 포럼'에서 "위험자산 투자는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 안전자산 투자는 미국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윤 팀장은 '변동성 확대 시대, 투자전략은'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현재처럼 불확실성이 높은 시장 환경에서 생존 가능한 투자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무역전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평균 펀더멘털(기초체력) 모멘텀이 미국보다 더 강하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무역협상으로 글로벌 경기 모멘텀 회복될 경우, 수혜는 미국이 아닌 타 국가에서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윤 팀장은 또 "위험자산 회복의 강도는 정부 지출이 활발한 국가일수록 유리하다"며 "지난 2023~2024년 미국 연준의 강한 긴축 기조 속에서도 재정적자 확대가 오히려 경제 성장과 금융시장 수익률 개선을 견인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럽, 중국, 한국 등을 재정 탄력성이 기대되는 국가로 꼽았다. 그는 "올해와 내년 기준, 미국보다 유럽과 중국, 한국에서 재정 여력이 더 클 것"이라며 "해당 국가의 금융시장에서 투자 기회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유럽의 경우 독일을 중심으로 인프라·방산 기업들이 재정 확대 수혜를 입으며 주가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윤 팀장은 "중국 항생테크 역시 유럽 증시만큼은 아니지만 다시 상승 전환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 관련 투자 기회 역시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대선을 앞두고 추경 등 확장적 재정정책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윤 팀장은 "현 시점에서는 채권 보다는 주식시장에서 투자 기회를 찾는 것이 더 적절하다"며 "다만 추경이 실제로 시행되더라도, 장기금리가 2% 후반대까지 반등해야 장기적 관점에서 채권 투자가 매력적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미국 증시에 대해선 "주도주 밸류에이션이 바닥임을 확인하면서 실적 중심의 투자를 해야 한다는 판단은 유효하겠지만, 성장성과 정책 모멘텀이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미국 주식 등 위험자산에 투자할 시 하반기 연준의 금리인하가 실제로 단행된 이후, 추세 전환 시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윤 팀장의 조언이다.
윤 팀장은 "현재는 미국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 우려가 동시에 존재하며,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 조차 의심받고 있는 국면"이라며 "이러한 시점이 오히려 미국 채권 투자에 적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관세 부과로 촉발된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고, 미국이 안전자산으로서의 지위를 회복한다면, 금 가격 대비 부진했던 채권 수익률도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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