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엔투테크놀로지, 경영권 매각 무산 '논란'
투자자 시정요구 묵살 후 일방 계약해지 통보…에이엔피와 분쟁 가능성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3일 16시 2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알엔투테크놀로지 강릉2공장(제공=알엔투테크놀로지)


[딜사이트 김건우 기자] 알엔투테크놀로지의 경영권 매각이 무산되면서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알엔투테크놀로지의 지분 인수를 진행했던 에이엔피 등 주요 투자자들은 주식양수도 계약에서 요구한 선행조건이 미비하자 해당 사항에 대한 시정을 지속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알엔투테크놀로지 측은 해당 요구를 묵살하다 임시주주총회(잔금납입 및 계약종료일)를 10여일 앞두고 돌연 계약해지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대금 마련을 위해 지난해말 유상증자까지 단행하며 진지한 모습을 보여 온 에이엔피 등 투자자들은 일방적인 해지통보에 불쾌감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투자자들이 법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알엔투테크놀로지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알엔투테크놀로지는 에이엔피 외 3인과 체결한 주식양수도계약을 해제했다. 사유는 양수인 측의 '이사후보자 지명 통지 등의 의무불이행'에 따른 양도인의 계약 해제'다.


지난해 10월 알투엔테크놀로지의 최대주주인 이효종 대표 등은 보유한 주식 161만8730주(지분율 약 21%)를 260억원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자는 ▲에이엔피(경영참여형 전략적투자자, SI) ▲알파트너스코리아(SI의 특수관계자) ▲엠라이트2호투자조합(재무적투자자, FI) ▲씨제이케이 투자조합(FI)으로 구성됐다.


에이엔피를 비롯한 인수그룹은 지난해부터 이번 인수합병(M&A)을 위해 가용한 재무적 여력을 총동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에이엔피의 경우 자회사 네오배터리와 알엔투테크놀로지의 이차전지 관련 사업시너지를 높게 평가해 인수자금 마련은 물론 인수 이후의 추가적인 조달자금 마련을 위해 유상증자까지 단행했다.


알엔투테크놀로지의 양수도 계약 해제 시도로 이후 예정됐던 3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유치 역시 모두 물거품이 될 전망이다.


알엔투테크놀로지 관계자는 "양수도계약 해제 내막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으로는 답변하기 어렵다"면서 "이해 관계자들간의 협의에 따른 것으로 분쟁 등의 소지는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알엔투테크놀로지의 해명은 진실 게임으로 진행되는 양상이다. 같은날 에이엔피를 비롯한 인수그룹 측은 "알엔투테크놀로지의 계약해지 사실을 공시를 통해 당일 통보받았다"며 "사전 협의된 내용이 일절 없다"고 반박했다.


에이엔피 관계자는 "경영권을 넘겨받는 임시주주총회(2월16일)를 10여일 앞두고 잔금을 치를 준비를 마친 상태에서 계약상 미비한 사항에 대한 시정을 마무리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었다"며 "지난 2일 공시를 통해 계약해지를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법적 조치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주식 양수도 계약 해지가 알엔투테크놀로지에 미칠 여파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당장 M&A 계약 및 자금조달 관련 다수의 공시들을 번복하면서 한국거래소의 벌점 부과가 예상된다.


알엔투테크놀로지가 에이엔피로부터 제공한 실사보증금 26억원을 계약금으로 몰수하겠다는 의사를 보이면서 에이엔피측과 법적 분쟁을 벌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에이엔피 측은 "알엔투테크놀로지에 제공한 계약금 26억원을 몰수당한 채로 이번 경영권 인수 무산 사태를 종결할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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