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IPO 통해 시장서 합당한 가치평가 받아야"
어피니티-안진 무죄 판결에 유감 표명..."대법서 현명한 판단 기대"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3일 15시 1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박관훈 기자] 교보생명은 3일 어피니티컨소시엄과 안진회계법인 관계자들의 형사재판 무죄 판결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했다. 부적절한 공모 혐의가 분명하지만 증거 부족이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며, 이번 판결과 무관하게 금융지주사 전환, 기업공개(IPO) 등을 지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교보생명은 이번 재판 결과가 어피니티와 안진 측이 산출한 풋옵션(주식을 특정 가격에 되팔 권리) 행사 가격(주당 41만원)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미 국제상사중재 판정에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41만원에 주식을 매수해줄 의무가 없다고 판결했기 때문이는 것을 이유로 꼽았다.


교보생명은 향후 검찰의 상고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다면 대법원에서는 현명한 판단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이번 무죄 판결이 풋옵션 분쟁 핵심 쟁점인 행사가격(41만원)을 정당한 방법으로 도출했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것은 아니다"며 "풋옵션 행사가격 논란은 형사재판과 별개의 쟁점이며, 안진이 평가한 풋옵션 가격은 이미 2021년 9월 국제 중재판정부(ICC) 결과로 설득력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이번 재판은 어피니티 임원과 안진 소속 회계사들이 교보생명의 풋옵션 행사가격 평가 과정에서 허위보고, 부정청탁 등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를 발견한 검찰의 기소로 이뤄졌다.


어피니티와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풋옵션 분쟁은 2018년말 어피니티가 보유하고 있는 교보생명 지분 24%를 당초 매입가격(주당 24만5000원, 총1조2000억)의 두 배 가까운 41만원에 신 회장에게 되사가라며 풋옵션을 행사한데서 시작됐다. 당시 교보생명의 IPO 공모 예정가는 주당 18만~21만원(크레디스위스)에서 24만~28만원(NH투자증권) 수준이었는데 어피니티는 이 보다 두 배나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이다.


신 회장은 가격이 터무니없이 높다고 판단해 풋옵션에 응하지 않고 있다. 어피니티가 국제중재 소송을 걸었지만 중재재판부는 "신 회장이 41만원에 되사줄 의무가 없다"며 풋옵션 가격이 무효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그러자 어피니티는 2차 국제중재를 걸었다. 이에 신 회장 측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시장에서 합리적인 가치평가를 받아 적정한 풋옵션 가격을 재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어피니티측은 2018년 말에 제시한 풋옵션 가격 41만원을 여전히 고집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생명보험 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데다 코로나19, 글로벌 긴축과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삼성생명,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상장 생보사의 주가는 4년 전에 비해 최대 40% 이상 하락한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기준으로 교보생명의 현재 주가를 추정하면 15만~18만원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풋옵션 분쟁해결과 관련, 국제중재 재판부의 판정에 따라 풋옵션 가격 41만원은 이미 설득력을 상실한 만큼 시장에서 합리적인 방식으로 가격을 재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재현 상명대 글로벌경영학부 교수는 "어피니티가 투자수익 극대화를 위해 무리하게 풋옵션 가격을 제시했다가 신 회장의 반발을 불러오고 결국에 법적인 분쟁에 휘말려 자금회수 기회를 놓쳐버리고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어피니티는 신 회장을 압박해 현재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팔려는 전략을 쓰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교보생명은 IPO를 통해 시장에서 합당한 가치 평가를 받은 후 적정 풋옵션 가격을 산정하고 상호간에 원만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어피니티 측의 법적분쟁 유발로 가장 객관적인 풋옵션 가격을 평가받을 수 있는 IPO 기회가 지연된 만큼 이제라도 주요 주주의 역할에 맞게 적극 협조해 주기를 바란다"며 "회사는 이번 판결과 무관하게 금융지주사 전환, IPO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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