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1/3토막' 난 LG생건…보유 이익잉여금 5조
17년 만의 배당 축소…시장, 업황 악화 대비한 조치로 해석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3일 14시 0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정애 LG생활건강 신임 사장. (제공=LG생활건강)


[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LG생활건강의 배당이 17년 만에 뒷걸음질쳤다. 특히 배당액은 직전 해와 비교하면 3분의 1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주력인 뷰티부문이 중국 봉쇄 여파와 원부자재 부담 확대로 흔들린 영향이 컸다. 이에 작년 말 소방수로 전격 투입된 이정애 신임사장이 올해 대외 부진을 타계하고 드라마틱 한 실적 반등을 이뤄낼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2022년 결산배당을 주당 4000원(보통주)과 4050원(우선주)으로 각각 결정했다. 직전 해와 비교하면 불과 1년 만에 70% 가까이 줄어든 금액이다. 주당 배당이 축소되면서 총배당금액도 크게 낮아졌다. LG생활건강의 작년 총배당금은 671억원으로 2021년 결산배당액(2012억원) 대비 33% 수준에 그쳤다.  


LG생활건강은 2001년 LG화학에서 분리된 이래 22년간 꾸준히 배당을 실시해 왔다. 나아가 2005년부터는 해마다 주당 배당금액을 늘려왔다. 2005년 주당 1000원이었던 배당액은 2021년 무려 1만2000원까지 높아졌다. 하지만 대외 여건 악화에 따른 급격한 실적 부진은 이러한 배당 확대 행진에 제동을 걸었다.


특히 전체 사업부문에서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뷰티부문이 무너졌다. 최대 소비시장인 중국내 코로나19 재확산과 화장품 원부자재 가격 급등이 겹치며 제대로 수익을 방어하지 못한 것이다. 실제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중국발 악재로 인해 연결기준 2583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전년보다 70%나 급감했다.


시장에선 이에 LG생활건강이 주주이익을 크게 훼손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특히 실적 악화에도 배당금액을 결정하는 잣대인 이익잉여금이 작년 3분기 말까지 5조6308억원(연결기준)이나 됐기 때문에 이번 결정은 주주환원보다는 향후 시장 악화를 대비한 현금 안배 차원에 더 무게를 둔 조치로 내다봐서다.


이에 대해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주주이익을 최대한 보전하려고 노력했다"라며 "향후에도 연결기준 25% 수준의 배당성향은 유지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LG생활건강 주당 결산배당액. (출처=금융감독원 공시)

한편 LG생활건강은 작년 말 임원인사를 통해 새로 투입된 이정애 사장을 중심으로 과감한 실적 반등을 꾀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주주이익도 최대한 실현하겠다는 목표다.


이 신임사장은 LG생활건강 주요사업부인 뷰티∙생활∙음료부문장을 모두 역임했던 '전천후' 인사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 2015년 화장품사업부장에 배치된 뒤 차별화된 글로벌 마케팅 전략을 앞세워 이듬해 단일브랜드 '후'의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재계에선 이에 이 사장이 그간 탁월한 마케팅 역량을 활용해 비즈니스 성장을 주도해 왔던 만큼 향후 LG생활건강의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은 뷰티부문의 경우 미국 등 해외거점 다각화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재 LG생활건강은 중국 중심의 뷰티사업 구조에서 벗어나는 것이 과제인 만큼 새로운 사령탑을 중심으로 해외거점 다각화에 우선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면서 "아울러 아직은 뷰티부문보다 규모가 작은 음료∙생활용품부문 등을 키우기 위한 인수합병도 적극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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